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무역 구제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청원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 중재의향서를 보내왔다고 이날 밝혔다.그린옥스 등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가 쿠팡을 겨냥해 조직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수십억달러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약 3370만 건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돼 정부의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투자사는 USTR에 관세나 기타 제재를 포함한 ‘적절한 무역 구제 조치’를 부과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정보 유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통상적인 규제 집행 범위를 넘어섰다고 했다. 그린옥스를 대리하는 로펌 코빙턴은 “(우리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은 (한국) 정부의 대응 규모와 속도”라며 “이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정보 유출 사건과 큰 관련이 없는 노동·금융·관세 등 전방위적 조사를 진행해 쿠팡의 사업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린옥스는 쿠팡 이사회 소속인 닐 메타가 설립한 투자사다. 그린옥스와 관련 법인은 쿠팡 주식을 14억달러(약 2조549억원) 보유하고 있다.
한·미 FTA 절차에 따라 본격적인 중재에 앞서 양국은 90일간의 협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별도로 USTR은 45일 이내 공식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사에 들어가면 공청회 개최와 의견 수렴을 거쳐 한국산 상품과 서비스에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이 한·미 간 무역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무역법과 국제 조약을 근거로 한국 당국의 조치를 문제 삼는 사안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측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난 뒤 “미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대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 측에 오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그리어 대표는 여 본부장에게 “한국 정부가 쿠팡을 파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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