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처음으로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주로 20대인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40대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팀장으로서 요즘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것이 무어냐 물었더니 “제가요?”, “지금요?”, “왜요?”라는 질문 3종 세트라 한다. 당시엔 농담이라 생각해 픽 웃고 말았지만 이후 현업에서 수많은 ‘요’를 마주하며 진땀을 뺐다. 생각해보면 그 말에 깔려 있던 고민의 무게만큼은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다.1980년대생 팀장으로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해보니 요즘 세대는 질문을 많이 한다. 절대적인 질문의 양이 많다기보단, 질문을 하는 것에 ‘거침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질문의 대상이 한참 선배라고 해서, 혹은 직급이 높다 해서 별다른 망설임을 보태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이들에게서 질문하기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말보다는 텍스트가,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익숙하다 보니 실시간 의견 교환이 부담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요즘 세대에게서 유독 자연스러워 보이는 질문의 형태가 있다. 어떤 것의 정답이나 누군가의 의견을 묻는 것이라기보다는, 이해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종류에 가깝다.
앞선 세 가지 질문 중에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마지막 ‘왜요?’다. 다른 두 가지는 사실 왜 자신이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왜 지금 해야 하는지를 묻는 다른 표현이다. 이 지점에서 기성세대는 혼란하다. 무엇이든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해 냄으로써 나의 가치를 납득시킨 과거와 달리 요즘 세대는 일단 납득이 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하기 어렵다고 한다. ‘라떼(나 때)’는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을 해야 했는데, 막상 일을 시켜야 하는 처지가 되고 보니 일 하나하나에 이유와 의미를 만들어 한 명 한 명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 억울하기도 하다.
혼란한 세대의 중간쯤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것이 불편할지언정 건강한 방향으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묻는 쪽이건 답하는 쪽이건 세대를 넘어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한다’는 관점에서 서로의 방식이 좀 더 성숙해졌으면 한다. 이유와 설명을 요구할 때는 사안에 대한 반사적인 ‘리액션형’ 질문보다는 최대한 본인의 생각과 원하는 바가 명확히 담긴 능동형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이해를 시켜야 하는 쪽은 이를 세대 차이로 납작하게 바라보기보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팀원과 입장 차를 줄일 기회라고 여기는 것이 생산적이다. 질문은 답을 맡겨 둔 것이 아니고 설명은 이해를 맡겨 둔 것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을 한 발씩 헤아리는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 세 가지 아닌 삼십 가지의 ‘요’가 넘쳐나는 대화도 모두에게 퍽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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