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며 그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입각해 동맹국인 한국이 대북 재래식 억지력 구축과 북한의 도발 방지 등에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은 대북 억지와 관련해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에 머물러도 된다는 인식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NDS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더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critical but more limited US support)을 받으며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평가하는 이유로 한국의 "강력한 군, 높은 수준의 국방 지출, 탄탄한 방위산업, 의무 징병제"를 거론했다.
이어 "한국은 북한의 직접적이고 분명한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렇게 할 의지도 있다"며 "(대북 억제) 책임에서 이런 균형 조정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태세를 업데이트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이익과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미국의 국방 우선순위와 더 부합하는 더 굳건하고 더 상호 호혜적인 동맹관계를 보장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항구적 평화의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NDS에서 안보 비용의 분담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동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으로 자기방어를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우리의 집단 방위를 위한 부담에서 공정한 몫을 짊어져야 한다"면서 이런 역할을 강화하기 시작한 동맹으로 유럽과 한국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동맹들이 더 큰 책임을 맡도록 "유인책"을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NDS는 미국에 위협이 되는 국가 중 북한에 대해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전력 다수가 노후화됐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지만, 한국은 북한의 침공 위협에 맞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재래식 및 핵무기뿐만 아니라 다른 대량살상무기(WMD)로도 한국과 일본 내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시에 북한의 핵전력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 전력은 규모가 커지고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미국 본토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핵공격 위험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NDS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022년에 NDS와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동시에 공개했는데 당시에는 NPR에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목표로 명시했다.
작년 12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의 하위문서격인 NDS는 미국이 마주한 주요 위협 등 국방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그런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큰 틀의 전략을 제시하는 문서로, 통상 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새로 작성한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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