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회의 참석차 베트남 출장에 나선 그는 급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결국 귀향길에 오르지 못했다. 7선 국회의원이자 대통령 4명을 만들어낸 ‘킹 메이커’, 더불어민주당 진영 대부의 타계에 정치권 인사들은 모두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1952년생인 이 수석부의장은 충남 청양 출신으로 용산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재야 운동권 1세대로, 1988년 서울 관악구에서 평화민주당 후보로 당선돼 13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대까지 도합 7선을 하며 민주당계 정당이 현재 위치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4명의 대통령과 정치적 인연을 맺으며 킹 메이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선 판세를 분석하며 김대중 정부 탄생을 도운 게 시작이었다. 고인은 김대중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특히나 연이 깊었다. 2002년 노무현 후보 선거기획본부장으로 일하다 정부 출범 이후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제36대 국무총리를 맡으며 ‘실세 총리’로 활약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물러서지 않아 ‘버럭 해찬’으로 불린 것도 이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출마했을 때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선을 도왔고,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돼 2020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여권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제주도에서 지지자 모임 ‘청솔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이 밀려온다”며 “(고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남은 현장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민주당은 장례 기간에 필수 당무를 제외하고 애도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국에 추모 현수막을 걸고 시·도당별로 빈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도 모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의 운구 절차는 27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례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러진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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