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라웨어에 기업을 세우면 뭐가 유리하죠? 관리 포인트만 늘어나는 건 아닌가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SK증권빌딩 케이그로스홀(K-Growth Hall)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한국성장금융이 개최한 '혁신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법률·실무 지원' 세미나에 국내 스타트업과 투자사 100여 곳이 몰린 덕분이다. 에스씨바이오, 엑시나, 비트센싱, 퀀텀에이아이 등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세미나에서는 외국환 규제가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국내 외국환거래규정상 투자 성격을 띄는 거래는 경상거래가 아닌 '자본거래'로 취급돼 규제 대상이 된다는게 정 변호사 설명이다. 국가간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해외투자가 안보적 관점에서 다뤄진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과거에는 없던 신고나 심사가 생길 수 있으니 입법 변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 이전에 대한 법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이전되는 기술은 '기술수출'로 분류돼 대외무역법, 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등 여러 법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정 변호사는 "과거에는 방위산업 기술이 규제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첨단 기술로도 심사를 받는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국가핵심기술 기준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에 지주회사를 두고 한국 본사를 자회사로 두는 이른바 '플립(FLIP)' 방식도 주목받았다. 미국 시장 진출과 자본 유치를 위해 활용되는 기업 이전 방식이다. 테슬라 총괄 변호사 출신인 윤 변호사는 "미국 벤처투자자들은 델라웨어에 설립된 주식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신생 법인의 가치가 급등할 경우 양도차익세 등 세금 문제를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립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표나 이해관계자의 지분율이 높으면 플립에 영향을 미치느냐"고 물었다. 정 변호사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을수록 구조 변경이 쉬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고, 윤 변호사는 "미국 투자자들은 설립자를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설립자의 지분이 많은 게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진출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미국은 보험이나 퇴직금 제도가 전혀 다른데, 한국 법인 직원을 미국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보상 체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윤 변호사는 "인사 및 보상 체계 전문 자문사뿐 아니라 로펌과 협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답했다.
한국성장금융은 이번 세미나처럼 기업과의 접점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허성무 한국성장금융 대표는 "혁신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겠다"며 "유익한 정보 공유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