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시베리아 호랑이 '이호'가 20년의 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
청주동물원은 암컷 호랑이 이호가 지난 24일 정오께 숨을 거뒀다고 26일 밝혔다. 사인은 노화로 인한 자연사로 추정된다.
2006년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이호는 오빠 '호붐', 언니 '호순'과 함께 시민과 타지 관람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왔다. 2023년 4월 호붐이가 노령으로 죽은 데 이어 이호까지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청주동물원의 호랑이는 호순이만 남게 됐다.
청주동물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주 월요일 힘이 빠져 보였지만 이름을 부르자 다가와 착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며 "야생의 회복력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호의 심장이 멈췄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다가와 철창을 비비며 반겨줘서 고마웠다"며 "나이 든 몸을 수고롭게 해서 미안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추모했다.
청주동물원은 2014년 야생동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돼 멸종 위기 동물의 보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시베리아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랑이 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두산 호랑이, 아무르 호랑이, 한국호랑이 등으로도 불린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며 이중 90%가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등에 서식한다. 국내의 경우 개체 수가 적어 번식과 질병 연구 등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0∼13년이며 동물원 같은 사육 시설에서는 평균 15년 정도 살 수 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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