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 주방을 두지 않는 ‘키친리스’ 시스템이 단체급식 시장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화 등 인력 부족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자 해외에서도 키친리스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단체급식 수주전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CJ프레시웨이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21년 샌드위치, 샐러드, 베이커리 등 간단한 식사류를 배달해주는 서비스 ‘스낵픽’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이를 일반 식사류로 확대한 ‘프레시밀온’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프레시밀온과 스낵픽을 포함한 CJ프레시웨이의 키친리스 사업장은 총 130여 곳에 달한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별도 조리시설과 상주 인력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공간 제약 등으로 구내식당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던 소형 오피스의 이용률이 늘고 있다”며 “거점 주방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생산 원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키친리스 사업이 중장기적인 ‘성장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틈새시장이지만, 조리 인력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이 주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VM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푸드 서비스 시장에서 중앙조리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전통 현장조리(40%)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인텔로도 글로벌 중앙조리 장비산업이 지난해 20조원에서 2033년 37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등도 같은 이유로 모듈형 주방 등 ‘주방 간소화’에 나섰다.
이런 시장 움직임의 이면엔 성장 한계에 부딪힌 단체급식 시장 내 ‘뺏고 뺏기기’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인구 감소, 재택근무 일상화 등으로 수년째 5조~6조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요를 선점하면서도 비용은 줄이는 키친리스와 같은 방식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단체급식업체는 비슷한 이유로 해외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중국, 베트남에 이어 최근 유럽 단체급식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3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현대그린푸드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손잡고 국산 농수산물을 활용한 해외 단체급식 확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선아/이소이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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