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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 대책으로 '주택환매보증제' 제시

입력 2026-01-27 09:00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누적되면서 건설사 자금 경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주택 경기 둔화를 넘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새로운 방식의 미분양 해소 대책을 제시했다.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포함된 '주택환매보증제'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수요 확충 수단으로, 기존의 세제 완화나 CR리츠 지원과는 다른 구조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주택환매보증제는 지방 주택 수분양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사전에 정해진 조건으로 주택을 환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정부 구상에 따르면 수분양자는 주택매입 리츠를 통해 분양 주택을 되팔 수 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분양자의 불안을 완화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분양받았다가 손해 보고도 집을 못 파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하기 위해 2015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분양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환매 시점을 2년 뒤로 가정했을 경우 분양가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발생한 단지는 전체의 1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환매 권리 행사 시점까지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단지는 전체의 약 6%, 이후 현재까지도 회복하지 못한 단지는 약 2%에 그쳤다.

환매 시점을 3년, 4년으로 늘려도 분양가 대비 가격 하락 단지는 14~15% 수준이었고, 장기적으로 회복하지 못한 단지는 전체의 2% 안팎이었다. 분양가 대비 가격 하락 거래가 발생한 지방 아파트만을 따로 분석하면, 환매 시점을 2년으로 가정할 경우 88.4%가 평균 10.6개월 만에 분양가 수준을 회복했다.

절반에 가까운 단지는 약 28개월 만에 분양가의 120%를 넘어섰고, 20% 이상은 150% 수준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환매 시점을 3년, 4년으로 늘리면 분양가 회복 비율은 92~93%까지 높아졌다.

한 전문가는 "지방 분양시장은 가격 하락 자체가 흔하지 않고, 하락하더라도 상당수는 일정 기간 이후 회복된다"며 "지방 분양시장에서 문제되는 것은 가격 변동성보다, 거래 유동성 한계와 개인의 현금흐름 제약이 중첩되며 발생하는 유동성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택환매보증제는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국면에서도 수분양자가 급매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출구를 제공하는 보호 장치"라고 평가했다.

개인 수분양자는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에 대한 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고, 주택 매입 시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 인상이나 일시적 가격 하락 발생 시 충격이 직접적으로 전가된다. 이주나 자녀 교육 등 생활 여건 변화로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다. 거래 비용 부담 역시 분양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리츠 등 전문 투자 주체는 장기적·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일시적인 가격 변동에 대한 저항력이 있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민간 영역에서도 이미 활용돼 왔다. 한국자산매입의 헷지했지 보호약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해당 서비스는 군산, 평택, 대구 등 공급 과잉으로 경기적 미분양이 심각했던 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기여해왔다.

업계에서는 미분양을 장기간 방치하기보다 현실적인 구조로 빠르게 정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정책이 새롭게 보이지만 민간에서 이미 실험과 검증을 거친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를 종합하면 분양가의 80~100% 수준으로 환매가 이뤄지는 리츠 구조는 손실 가능성이 제한적이며,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본이득을 실현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환매보증제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전문 주체가 분산해서 떠안는 구조를 제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간 미분양 대책은 공급 억제나 세제 완화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시장 참여자의 역할을 재배치하는 접근이다. 개인의 불안을 줄이고, 이미 주거 수요가 확인된 주택을 대상으로 개인에게 집중된 유동성 리스크를 흡수하는 구조다.

특히 국내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미 입증된 상태다. 한국의 임대 시장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과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대 기업들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블루오션'으로 손꼽는 지역이다. 환매된 주택을 전문적으로 관리·운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다.

지방 미분양 문제가 금융 리스크로 번지기 전에 구조를 바꾸는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택환매보증제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부동산 정책을 넘어 금융 안정 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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