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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8단체 "배임죄, 과도한 형벌…조속히 전면 개편해야"

입력 2026-01-26 17:16   수정 2026-01-27 00:38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8단체가 “배임죄 개편안에 기업인의 합리적 경영 판단에 대해선 처벌하지 않는 ‘경영 판단 원칙’을 명문화하는 등 명확한 법적 기준을 세워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한경협,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배임죄 개선을 위한 경제계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회와 법무부에 관련 건의서를 전달했다.

경제계는 호소문에서 “배임죄는 처벌 대상과 범죄 구성 요건이 불분명해 경영진의 합리적 경영 판단까지 처벌할 위험이 크다”며 “기업인의 신산업 진출이나 과감한 투자 결정을 단념시키는 등 기업가정신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배임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과도한 경제 형벌로 꼽힌다”며 “외국 기업인들도 한국에서는 투자 결정의 잘못만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위험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8단체는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배임죄를 조속히 전면 개편해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죄로 규율하거나 손해배상 등 민사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전면 개편 대신 개별법에 대체 법안을 마련할 경우 독일이나 일본처럼 적용 대상과 처벌 행위 등의 구성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구성 요건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을 추가해 고의적인 위법 행위만 처벌할 것을 제안했다. 또 ‘재산상의 손해 발생’이란 처벌 기준 역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명확히 정의해 손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로 기소하는 관행을 없애자고 했다.

배임죄 개편의 보완책으로 거론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디스커버리 제도(재판 전 소송 당사자들이 상대방의 정보·증거를 상호 열람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을 가중할 수 있어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배임죄 전면 개편과 함께 상법과 형법에 경영 판단 원칙을 명문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경영 판단 원칙은 이사회 이사가 합리적 근거와 절차에 기초해 내린 경영상 판단에 대해선 결과적 손해가 발생해도 책임을 면제하는 것이다. 단체들은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면서 이사들이 짊어져야 할 사법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기업인의 전문적 경영 판단을 인정하고 불필요한 소송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 8단체는 “배임죄 개편과 경영 판단 원칙 명문화를 통해 명확한 법적 기준을 세우고, 예측할 수 있는 법 집행이 이뤄지면 기업 경영에 활력이 생기고 투자와 혁신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서에 적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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