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은 2022~2025년 4년 연속으로 연 1000t 이상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다. 골드만삭스는 신흥국 중앙은행이 올해 월평균 60t의 금을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전망했다.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이 100t의 금을 매입할 때마다 금 가격이 1.5~2%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세계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수세가 금 가격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다”며 “신흥국 중앙은행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외환보유액 내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자금이 쏠리면서 금 가격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동안 관망하던 금융투자사와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WGC에 따르면 지난해 금 상장지수펀드(ETF)엔 북미 펀드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인 890억달러가 유입됐다. 현물 금으로 환산하면 801t 규모다.
이날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 저항선을 뚫어낸 직접적인 계기로는 지정학적 요인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 캐나다를 향한 관세 부과 위협 등이 겹치며 미국과 서방 동맹국의 갈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관세전쟁,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이어 최근 이란 공격 가능성까지 지정학적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기·전자산업 등 금산업 관련 수요도 꾸준하다. 산업용 금 수요는 전체의 7~10% 수준이다. 귀금속 컨설팅 업체 메탈스포커스는 2024년 전자제품의 금 수요가 1년 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 주요 광산의 금 함유 수준은 지속해서 떨어져 1990년 t당 2.5g에서 현재 1.28g 수준으로 반토막 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양의 금을 얻기 위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대규모 신규 광산 발견은 2000년대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미국에서도 2002년 이후 대규모 금 광산이 새로 나오지 않았다. 세계 금광 산출량은 2018년 연간 약 3658t으로 정점에 달한 이후 3600t 수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강동희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미국 달러 가치와 금리의 방향성이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김진성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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