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스닥' 시대가 열린 가운데 대장주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알테오젠이 주춤한 사이 에코프로비엠이 치고 올라오면서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예고한 알테오젠이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된다.
'로열티 논란' 알테오젠 하락…에코프로비엠 40%대 급등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은 4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1조7233억원이다. '코스닥 2위' 에코프로비엠은 20만9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0조4405억원으로 집계됐다.알테오젠은 2024년 8월 에코프로비엠을 밀어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당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수요 증가, 금리 인하 수혜 기대감에 알테오젠이 급등했다. 반대로 2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 에코프로비엠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올해 알테오젠이 9.68% 하락하는 사이 에코프로비엠이 42.56% 급등하면서다. 지난해 말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격차는 약 10조원에 달했지만, 현재 격차는 1조2828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큰 손의 자금이 주가 흐름을 갈랐다. 올해 기관 투자자는 알테오젠을 5762억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26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알테오젠을 183억원 순매도하고, 에코프로비엠을 1763억원 순매수했다.

알테오젠 하락의 배경에는 실망감이 있다. 알테오젠과 미국 제약사 머크가 맺은 계약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는데, 로열티율이 예상보다 낮은 탓이다. 알테오젠은 머크와 키르투다 피하주사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일정 누적 매출까지는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우선 수령하며, 해당 구간을 초과하는 판매분에 대해서는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시장은 로열티를 해당 제품 순매출의 4~5%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에 불과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공개 조건이라 공개돼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로열티 구조가 머크의 분기보고서(Form 10-Q)에 기재돼 있음이 알려지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신규 기술이전 계약 규모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 20일 알테오젠은 GSK 자회사 테사로와 42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계약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그치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 지난 21일 당시 알테오젠은 하루 만에 22.35% 급락했다.
지난해 5월 8만원까지 추락했던 에코프로비엠은 로봇 테마를 타고 날아올랐다. 연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을 계기로 휴머노이드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데, 로봇의 에너지원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면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로봇산업 발전에 따라 배터리 분야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로봇의 구동 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배터리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가 석권한 LFP 시장과 달리 NCM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안이 승인됐다.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와 소액주주가 이전 상장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면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에코프로비엠 등 나머지 종목에 유입될 전망이다. 특히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오천피'의 다음 목표로 '삼천스닥'(코스닥 3000)을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2월 5일 지난해 4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54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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