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로 유럽 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유럽은 미국 없이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누군가 유럽연합(EU)이나 유럽 전체가 미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꿈 깨라”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행운을 빌겠다”며 “푸틴은 좋아할 테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 의욕을 드러내며 이를 반대하는 일부 유럽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철회됐지만, 유럽 일각에서는 미국 의존을 벗어나 독자 방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1일 유럽이 10만명 규모의 상설군 창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전날 SVT방송에 출연해 “유럽판 나토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뤼터 사무총장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정말 독자적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GDP 대비 5% 방위비 지출로는 절대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1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뤼터 사무총장에 따르면 자체 방어력을 구축하려면 목표치를 2배로 확대해야 한다.
뤼터 사무총장은 자체 핵 역량을 구축하는 데도 수십억 유로가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자유의 최종적 보증인 미국 핵우산을 잃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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