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검사 없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영상만으로 림프종 아형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진단 속도를 높이고 병원 간 장비 차이로 인한 한계를 극복한 점에서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PET는 몸속 대사 활동을 영상으로 보는 핵의학 검사다. 방사성 의약품을 주사한 뒤 세포의 당 대사 정도를 촬영한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에너지를 많이 써 영상에서 더 밝게 나타난다.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허재성 교수팀은 핵의학과 박용진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선화 연구원과 함께 PET 영상 기반 림프종 아형 예측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병원과 PET/CT 장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AI 모델을 구현한 대규모 다기관 연구다. AI 기반 영상 분석의 임상 활용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된다.
림프종은 아형에 따라 치료 전략과 예후가 크게 달라 정확한 구분이 필수다. 그러나 기존에는 조직 검사가 필요해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PET 영상을 활용한 기존 연구도 병원별 장비와 촬영 방식 차이로 일관된 성능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PET 영상과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다중 모달 인공지능 모델 ‘LymphoMAP’을 개발해 이 같은 한계를 해결했다. 병원마다 다른 장비 특성과 환경 차이는 AI가 스스로 보정하며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에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림프종 환자 1424명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PET 영상과 함께 연령, 젖산탈수소효소(LDH) 수치, 혈액 검사 결과 등 주요 임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LymphoMAP은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을 참여 병원과 외부 병원 데이터 모두에서 높은 정확도(AUC)로 구분했다. 임상 정보를 결합했을 때 성능은 AUC 0.77에서 0.89로 크게 향상돼 영상·임상 정보를 함께 활용하는 접근법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진은 “조직 검사 이전 단계에서 PET 영상과 임상 정보만으로 림프종 아형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병리 진단을 대체하기보다는 진단 지연이나 조직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상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AI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Cancers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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