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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 등록금, 갈등 아닌 건설적 논의 기반 되길

입력 2026-01-27 17:17   수정 2026-01-28 00:11

요즘 대학가의 화두는 단연 등록금이다. 최근 교육부가 사립대학의 재정 여건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로의 교육 투자 필요성을 고려해 17년 동안 유지해온 등록금 동결 정책을 폐기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동안 명목 등록금조차 2009년 수준에 묶여 있던 대학들로서는 반길 만한 일이지만, 정작 등록금 결정이 이뤄지는 학내에서 구성원 간 갈등으로 진통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

대학의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법정 인상 한도 내에서 교직원, 학생,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등록금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필자가 소속된 대학은 비교적 일찍 2026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일정을 마쳤으나,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대학 측은 지출해야 할 인건비, 공공요금 등이 오르는 만큼 최근 물가 인상 수준을 반영한 최소한의 등록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를 위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반면 등록금 인상에 따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고, 대학의 재정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학생들은 대학의 등록금 인상 입장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한창인 요즘, 다른 대학의 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학에 오래 몸담은 필자로서는 이런 일련의 일들이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다. 등록금을 둘러싼 학생과 대학의 관계는 ‘학내 갈등’이라기보다 ‘건설적인 학내 논의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안타깝게도 그동안의 등록금심의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정부 정책에 따라, 등록금 동결이라는 정해진 결론이 있는 상태에서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학과 학생이 상호 합의할 수 있는 결론을 찾기 위해 대학은 학생에게 재정 상황을 가감 없이 설명하고, 학생은 대학에 교육비 환원 계획을 명확하게 요구한다. 등록금을 매개로 대학 발전을 위한 건전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활성화된다. 대학의 주체인 학생과 학교 측 관계자가 모여 대학 발전 방향에 대해 숙의하는 시간을 갖는 셈이다.

필자가 속한 대학의 등록금은 교육부가 제시한 올해 인상 한도인 3.19%보다 낮은 2.8% 인상으로 결정되었다. 무수한 자료 교환과 논의 끝에 양측이 접점을 찾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일 것이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이 등록금이 학생들에게 환류되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내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등록금 논의 과정에 대한 기대와 책임 또한 커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상호 신뢰에 기반한 학내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누적돼 고등교육 재정 확충과 같은 공통의 목표를 위한 기반이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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