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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년 만에 운용 방향 바꾼 국민연금, 예외적 조치는 한 번에 그쳐야

입력 2026-01-27 17:24   수정 2026-01-28 00:14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를 줄이는 대신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그제 올해 말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을 애초 38.9%에서 37.2%로, 국내 주식은 14.4%에서 14.9%로 조정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보유 주식 비중이 목표를 초과하면 주식을 자동으로 매도하는 ‘리밸런싱’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기금위는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한도에 근접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추가 매수는 고사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 비중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목표 비중 상향으로 국내 주식 매수 여력은 오히려 7조원가량 커졌다.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의 ±3%포인트를 벗어날 경우 이뤄지는 리밸런싱 유예로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 가능성도 대폭 줄어들었다. 해외 주식 비중 축소로 환율 안정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걱정되는 대목도 적지 않다.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온 국민연금이 갑자기 방향을 튼 것이기 때문이다. 리밸런싱 유예는 주식 매도 시점을 미루는 것에 불과해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이런 예외 조치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것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번 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2월 “주가가 올라서 국내 주식 보유 한도가 초과했다고 들었다”며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국민연금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독립적으로 운용돼야 할 국민연금이 정부 시책에 동원된 것 같다는 인상을 주면 곤란하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목표는 기금의 수익률과 안정성 제고다. 정부의 모든 정책은 이 목표를 저해해선 안 된다. 한 번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특수성이 사라지는 대로 중장기 기금 운용 전략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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