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위는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한도에 근접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추가 매수는 고사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 비중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목표 비중 상향으로 국내 주식 매수 여력은 오히려 7조원가량 커졌다.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의 ±3%포인트를 벗어날 경우 이뤄지는 리밸런싱 유예로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 가능성도 대폭 줄어들었다. 해외 주식 비중 축소로 환율 안정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걱정되는 대목도 적지 않다.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온 국민연금이 갑자기 방향을 튼 것이기 때문이다. 리밸런싱 유예는 주식 매도 시점을 미루는 것에 불과해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이런 예외 조치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것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번 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2월 “주가가 올라서 국내 주식 보유 한도가 초과했다고 들었다”며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국민연금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독립적으로 운용돼야 할 국민연금이 정부 시책에 동원된 것 같다는 인상을 주면 곤란하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목표는 기금의 수익률과 안정성 제고다. 정부의 모든 정책은 이 목표를 저해해선 안 된다. 한 번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특수성이 사라지는 대로 중장기 기금 운용 전략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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