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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콜라만 마셔야 하나"…李 대통령 '설탕세' 언급에 '술렁'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입력 2026-01-28 11:35   수정 2026-01-28 13:52

“코카콜라·펩시 제로만 마셔야 하나요.”

2024년 한국코카콜라, 한국펩시콜라, 롯데칠성음료(음료부문)의 매출 합산액은 3조6483억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코카콜라·펩시콜라·칠성사이다 등 탄산음료 판매로만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탄산음료 등 가당음료 생산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논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도입 필요성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덩달아 음료업계와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설탕 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기업은 비용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발의됐던 관련 법안 기준을 적용하면 코카콜라·펩시의 1.5ℓ 페트 제품에는 평균 약 165원의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를 강화하는 데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언급하며 의견을 물은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설탕 부담금 도입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묻자 관련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다음 달 토론회를 열어 설탕세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입법 추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2021년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궤를 같이한다. 해당 법안은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제조·가공·수입·유통·판매하는 기업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담배업체에만 부과하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가당음료 제조업체에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다.

법안에 따르면 생산 음료의 당류 함량이 100ℓ당 1㎏ 이하일 경우 100ℓ당 10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1㎏ 초과~3㎏ 이하일 경우 2000원으로 상향된다. 이후 구간별로 당 함량이 높을수록 부담금이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일반적인 콜라 제품은 1ℓ당 당류가 약 100~110g 수준으로 이를 적용하면 1.5ℓ 페트 제품 한 병당 평균 약 165원의 부담금이 붙는다. 법안에 따르면 설탕무첨가 또는 무가당 표시 제품은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코카콜라 제로 등 무가당 제품에는 부담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재활병원 설립, 암 관리, 자살 예방, 노인 건강관리 등 공공보건의료 정책과 건강보험 재정에 활용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주요 재원이다. 이 기금의 2024년 조달 규모는 4조5581억원이다.

설탕 부담금 제도는 세계 120여 개국에서 도입·운영 중인 정책이다. 지역·공공 의료 지원과 건강보험 재정 강화, 국민 당류 섭취 감소를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 정책 도입의 주요 목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회원국에 대해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실제 도입국가 사이에서는 목표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설탕음료산업부담금(SDIL)’ 도입 이후 과세 대상 청량음료의 평균 설탕 함량이 크게 감소했다. 고당류 음료의 상당수가 과세 기준 미만으로 성분을 변경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코카콜라·펩시콜라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일부 제품의 설탕 함량을 30~50% 줄였다.

하지만 업계 반발과 함께 저소득층 부담 증가에 따른 ‘역진성’ 논란도 크다.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2021년 법안 검토 당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당시 검토의견서에서 “가당음료 소비 감소를 통한 비만·당뇨 예방, 의료비 절감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새로운 부담금 신설은 효과성·합목적성·국민 수용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식품업계는 “음료업체가 부담금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할 경우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와 대한제당협회는 “특정 산업군에만 차별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조세평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비만 문제는 단순히 설탕·당류만의 문제가 아니라 과잉 섭취 전반의 문제로, 균형 잡힌 식생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당음료 소비 비중이 높고 엥겔계수가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설탕 함유 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대체감미료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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