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0세대의 전유물로 통하던 초저가 뷰티 시장의 영토가 넓어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브랜드 인지도까지 갖춘 제품이 늘면서 구매력 있는 3040세대 소비자까지 끌어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을 찾는 3040세대 고객이 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40대가 27%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25%로 뒤를 이었다. 이어 50대(17%), 20대(22%), 60대 이상(6%)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구매액 증가율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1월 패널들의 영수증 구매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다이소 뷰티 제품의 40대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이는 20대(88.1%)보다 25.9%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편의점 채널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해 하반기 GS25의 연령대별 초저가 화장품 매출 비중은 3040세대가 44.9%를 차지해 1020세대(39.7%)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3040세대는 뷰티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고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큰손'으로 여겨졌다. 1020세대에 비해 소비 여력이 크고 브랜드 인지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백화점 명품 브랜드나 뷰티 전문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성비 뷰티 시장의 체급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잘파(Z+알파)세대가 초저가 화장품을 일종의 '뷰티 실험실'처럼 소비하며 입소문을 냈고, 시장이 커지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 대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단순히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브랜드들이 다이소 전용 라인을 출시하면서 '믿고 써도 된다'는 인식이 3040세대 소비자 사이에서도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요즘 다이소에 판매되는 제품들을 보면 LG생활건강이나 정샘물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제품력도 검증된 것들이 많다"며 "실제로 본품과 가성비 제품의 성분을 분석해 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10~20대 중심으로 가성비 뷰티 소비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가격 대비 품질과 성분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사용 연령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대형마트도 초저가 뷰티 제품군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객 연령대가 높은 대형마트 특성을 반영해 화려한 색조 화장품보다는 피부 탄력, 주름 개선 등 기능성 중심의 제품을 집중적으로 내세우는 게 핵심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6월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에 '가성비 뷰티 상품존'을 도입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제조사 더마펌, 제이준코스메틱과 손잡고 스킨케어 9종을 새롭게 출시하며 제품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기준 가성비 뷰티존 매출은 직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이마트도 초저가 뷰티 상품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LG생활건강과 협업해 5000원 미만의 기초 스킨케어 제품 8종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원씽', '다나한' 등 협업 브랜드를 12개로 늘렸다. 관련 상품 수도 75종에 달한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기준 초저가 화장품 매출은 직전 동기 대비 약 27% 늘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 소비층이 3040세대 이상 주부 고객인 만큼, 색조보다는 주름 개선이나 영양 보충 등 기능성 중심의 상품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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