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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영부인 지위로 영리 추구"…1심서 징역 1년8개월

입력 2026-01-28 17:55   수정 2026-01-28 23:52


통일교 금품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징역 1년8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영부인 지위를 영리 추구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의 혐의 3개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판결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금품과 알선 대가관계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8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5년 및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판부는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됐다. 김 여사는 2022년 4~7월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8293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4월 수수한 802만원 상당의 샤넬백은 무죄로 판단했지만 7월 받은 1271만원 상당 샤넬백과 6220만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통일교 청탁 내용이 정부 차원 지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 지원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금품 교부와 알선 사이에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알선수재 혐의만으로 징역 1년8월이 나온 것은 영부인이라는 지위를 고려한 양형으로 분석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영부인에게는 헌법에 기초한 국정 운영 권한은 없지만,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라며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라프 목걸이는 몰수하고,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는 몰수할 수 없어 그 가액 상당을 추징하도록 했다.
◇주가조작 공동정범 성립 안돼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시세조종 방조는 성립될 수 있으나 공동정범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세력이 피고인에게 직접 알려줬다는 진술이 없고, 블랙펄 측은 피고인을 내부 공모자보다 외부 거래 상대방처럼 취급한 정황이 있다”며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의사의 결합과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시세조종 행위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용인했을 여지는 있다”면서도 “방조 성립 여부는 공방 대상이 아니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명태균 씨가 제공한 2억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부부는 조사 결과를 제공받는 상대방 중 하나에 불과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공소사실에 추가해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하지만 3대 특검 중 최장인 180일간 수사했음에도 핵심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죄가 선고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2020년 4월 관련 의혹 고발이 접수된 후 오랜 기간 검찰 수사가 이뤄진 사건을 특검이 이어받아 수사했는데도 무죄가 나온 만큼 특검 내부의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도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통일교 집단 입당 의혹 및 ‘매관매직’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기소돼 2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여사는 선고 후 남부구치소로 돌아가 변호인을 접견한 자리에서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심려를 끼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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