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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집사에 지갑 쥐어줬더니"…사기 행각에 마음대로 쇼핑까지

입력 2026-01-29 12:18   수정 2026-01-29 12:35



"몰트봇에게 2500달러짜리 선불 비자카드를 줬더니 39달러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용 전화번호를 사는 데, 1236달러는 최신 맥미니(애플 소형 PC)를 구입하는 데 썼습니다."

28일(현지시간) 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SNS에 올린 몰트봇 이용 사례다. 완전한 자율성을 갖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몰트봇이 실리콘밸리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완벽한 개인 비서라는 평과 함께 보안 위협의 진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몰트봇은 챗GPT, 클로드 오퍼스 등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탑재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다. 앞서 출시된 오픈AI 오퍼레이터, 앤스로픽 클로드코워크 등 AI에이전트와 비교하면 24시간 작동하고, 사용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업무를 수행하는 적극성이 눈에 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11월 출시 당시 이름은 클로드봇(Clawdbot)이었지만 앤스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Claude)와 이름이 비슷하다며 상표권 수정을 요구해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몰트봇을 설치하려면 개발자처럼 터미널을 사용해야 하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해야 하는 등 비(非)개발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설치를 마치면 몰트봇은 사용자의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완전한 권한을 얻는다. 이메일 전송, 캘린더 기록, 비행기 체크인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몰트봇 개발자인 피터 스타인버거는 "'노트북이 도난당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하자 즉시 노트북 내 데이터를 원격 서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한 사용자는 몰트봇에게 식당 예약을 부탁하자 AI 음성 소프트웨어인 일레븐랩스를 통해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완전한 컴퓨터 권한을 제공하는 데 따른 보안 우려도 제기된다. 사이버보안 기업 드볼른의 창업자 제이미슨 오라일리는 "수백 개의 클로드봇이 웹에 노출돼 기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치 집사가 현관문을 열어두고 낯선 사람에게 차를 대접하듯 개인정보를 해커에게 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커가 몰트봇에 유해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프롬프트 공격'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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