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의 경험은 이제 단순히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느냐’로 확장되고 있다. 좌석 간 간격이나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내에서 마주하는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항공사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 것이다.
파라타항공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시그니처 음료와 시그니처 기내식을 중심으로 한 기내 경험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탑승객들 사이에서는 “기억에 남는 맛”, “기내에서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 “기내식 때문에 파라타항공을 또 타고 싶다”는 반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호평의 배경에는 파라타항공만의 협업 구조가 있다. 파라타항공이 차별화된 기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는 기획 단계부터 객실까지, 서로 다른 전문성을 지닌 담당자들이 하나의 팀으로 긴밀하게 운영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상품 기획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객실 승무원은 실제 기내 환경에서 뛰어난 품질로 구현될 수 있는지, 그리고 기내라는 특성상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를 철저히 검토한다. 이후 실제 운항 현장에서 고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다시 기획에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간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시그니처 음료와 기내식은 단순한 메뉴를 넘어, 파라타항공이 그리는 ‘기내 경험의 미래’를 보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파라타항공 기내식 뒤에는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한 임수진 과장, 실제 비행을 통해 현장에서의 적용 과정을 점검한 이경은 객실사무장, 기내 식음료 기획을 담당한 김의진 사원의 노력이 있었다.
임 과장은 “보통 사람들이 기내식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맛있어서 찾아 먹고 싶게 하자’는 취지로 기획을 시작했다”며 “브랜드적 관점에서는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마케팅 요소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실제 파라타항공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면과 냉면은 승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기내에 실리는 수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많은 승객들이 주문을 해도 먹지 못하는 메뉴가 되기도 한다.
이 사무장은 “일본 나리타나 오사카 노선의 경우 비행 시간이 짧아 기내에서 음식을 잘 드시지 않는 편인데도 시그니처 메뉴들은 주문율이 매우 높다”며 “주문하는 승객들은 많은데 모두에게 다 제공해드릴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라면과 냉면뿐만 아니라 치킨 역시 파라타항공 기내식의 스테디셀러다.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치맥 세트’, 탄산음료와 곁들일 수 있는 ‘치톡 세트’ 등으로 구성돼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파라타항공 기내식 일부 메뉴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에 ‘사시미 검객’으로 출연한 최규덕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최 셰프는 전 워커힐 호텔 ‘모에기(MOEGI)’ 헤드셰프로, 현재는 ‘미가키(Migaki)’ 총괄 셰프로 활동 중이다.
최 셰프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대표 메뉴는 시그니처 라면과 스피니치 롤 사라다빵이다. 이 외에도 비즈니스석에서 제공되는 전복비빔밥과 미소가지 샐러드에도 최 셰프의 인사이트가 반영됐다.
파라타항공은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와 달리 생수는 물론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음료 ‘피치 온 보드(Peach on Boar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복숭아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상큼한 맛과 부드러운 색감으로 특히 어린이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피치 온 보드는 복숭아와 적포도를 메인 원료로 사용해 과도하게 달지 않으면서도 마신 뒤 입이 깔끔한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사원은 “피치 온 보드는 승객들에게 파라타항공의 첫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승무원들이 고객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의 진심이 전달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장은 파라타항공 기내식의 차별점을 “대형항공사(FSC)처럼 모두 제공하는 것도, LCC처럼 모두 판매하는 것도 아닌 ‘판매하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일부 LCC의 경우 음료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아 승무원과 승객 사이의 ‘퍼스널 터치’가 줄어드는 반면, 파라타항공은모든 탑승객에게 물과 피치 온 보드를 제공해 최소 한 번이라도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고 말했다.
기내식 메뉴 기획자들이 가장 까다로웠던 메뉴로 꼽은 것은 치킨이다. 다양한 샘플을 바탕으로 본사 사무실에서 수차례 시식회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실제 기내 환경에서의 맛을 검증하기 위해 비행 중 테스트도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사무장은 “기내에서 치킨을 익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해 실제 비행에 치킨을 10봉지 가까이 가져가 가장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온도와 시간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다”며“지금은 최적의 조건으로 제공하고 있고, 승객 반응도 매우 뜨거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파라타항공은 기내식 메뉴와 굿즈를 소개하는 기내지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승객들이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정돈된 흐름으로 볼 수 있도록 구성하는 데 집중했다.
임 과장은 “기내식 메뉴 사진 촬영 역시 과장 없이 실제 제품의 온도감과 질감이 잘 전달되도록 했다”며 “기내에서 승객이 마주하는 모든 시각적 콘텐츠가 하나의 흐름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기내식을 직접 기획한 직원들이 꼽은 ‘가장 좋아하는 메뉴’도 제각각이다. 이 과장은 유자 데리야끼 소스 닭다리살 조림을, 임 과장은 스피니치 롤 사라다빵을, 김 사원은 치킨 스튜 & 크림 링귀니를 선택했다.
이 사무장은 “유자 데리야끼 소스 닭다리살 조림은 비즈니스석에만 제공되는 게 아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메뉴”라며 “해외 노선에서 한식을 찾는 승객들이 많아 실제 반응도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스피니치 롤 사라다빵은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로 손색이 없고, 치킨 스튜 & 크림 링귀니는 함께 제공되는 디저트 케이크의 퀄리티가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다.
기내식은 기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제공되는 만큼 맛뿐 아니라 안전, 위생, 보관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파라타항공은 새로운 기내식 메뉴를 취항지 확장 및 계절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 사원은 “개인적으로 떡볶이를 좋아해 언젠가는 기내식용 떡볶이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기내식이 맛있어서 파라타항공을 한 번 더 타고 싶다’는 말을 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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