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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논란에 금감원 심사 강화까지…‘급정지’ 걸린 IPO 시장

입력 2026-01-29 10:13  

이 기사는 01월 29일 10: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새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작스러운 공백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하반기 활황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와 달리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심사 강화로 상장 일정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어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기업은 수소 전문업체 덕양에너젠 한 곳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개 기업이 청약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IPO 기업에 대한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초 이날부터 30일까지 청약을 예정했던 바이오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청약 일정을 2월 19~20일로 미뤘다.

금감원은 최근 IPO 기업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미래 실적에 대한 과도한 낙관적 추정이 반복된다고 보고 ‘공모가 뻥튀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정교한 실적 근거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미래 추정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당초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는 2028년에 358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으나 정정 증권신고서에서는 이 수치를 244억원으로 낮췄다.

신약 후보물질인 KNP-101 등의 기술 이전으로 거둘 수 있는 매출 규모 등을 조정한 결과다. 다만 카나프테라퓨틱스는 할인율(기존 50.03% ~ 37.54%)을 35.30% ~ 19.13%로 조정하면서 희망 공모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금감원은 광학장비 기업 액스비스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도 정정을 요구했다. 액스비스는 당초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다음달 6~12일로 미뤘다. 청약 일정도 다음달 5~6일에서 23~24일로 연기됐다. 액스비스 역시 예상 수주 리스트 등을 상세히 기재하며 추정 매출에 대한 근거를 보강했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냉각 의료기기 기업 리센스메디컬의 증권신고서에도 정정 명령을 내렸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내용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통상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공식적인 정정 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비공식적으로 수정을 권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들어 정정 요구가 늘어난 것은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엄격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복상장’ 논란도 심사 지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거래소는 자회사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한 심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 지난해 9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디티에스의 경우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거래소는 당초 지난주 예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디티에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다산네트웍스의 계열사인 만큼 거래소는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활황세를 보이는 시점에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작년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으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 수요는 살아 있는 상태여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심사 강화의 필요성은 이해되지만 타이밍을 놓친 기업들로선 자금 조달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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