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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석유 국유화' 마침표… 트럼프 '에너지 패권' 속도

입력 2026-01-30 09:42   수정 2026-01-30 09:43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가 자원 주권의 상징이었던 '석유 국유화' 정책을 20여년 만에 공식 폐기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이후 출범한 임시 정부가 민영화의 길을 택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직접 통제를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패권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29일(현지시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가 제출한 '탄화수소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우고 차베스 전 정부 시절부터 이어온 국가의 석유 생산 독점 체제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 본사를 둔 민간 기업은 국영 석유회사(PDVSA)와의 계약을 통해 탐사부터 채굴, 정제,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과거 베네수엘라 법원에서만 해결해야 했던 분쟁 조정 절차를 대체 메커니즘을 통해서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이번 입법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미래를 향한 희망에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제정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들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1000억달러(약 146조원) 규모의 재건 계획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법안 가결 직후 대(對)베네수엘라 석유 제재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일반 라이선스 46호를 통해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정유, 수출, 공급 등 거래를 전격 허용했다. 다만 북한, 러시아, 이란, 쿠바 및 중국 자본이 관련된 거래는 철저히 배제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어떤 석유 회사가 베네수엘라에 들어갈지는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며 에너지 패권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대량 확보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유지하려는 구상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야당인 안토니오 에카리 의원은 지금의 법안에는 투자 현황을 국민에게 알릴 투명한 감시 장치가 부족하다며 제도적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법안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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