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 급상승이 한국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미국 재무부 판단이 재차 나왔다. 통상 대미 무역흑자나 경상수지 트렌드를 평가, 분석하는 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환율 수준을 콕 집어 언급했다.
미국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을 대상으로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2024년 7월~2025년 6월까지의 거시 및 환율정책을 평가해 교역 상대국을 환율관찰대상국이나 환율조작국 등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2023년 11월 환율관찰대상국에서 빠진 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1월 다시 포함됐고, 2025년 6월에 이어 이날 발표까지 3회 연속 지정됐다. 환율보고서는 통상 상반기(5월~6월) 한번, 하반기(11월~12월) 한번 발표되는데 이번 보고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1월에 나오게 됐다.
미국 교역촉진법상 교역상대국을 평가하는 기준은 △대미 무역 흑자가 150억달러 이상인지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국내총생산(GDP) 3% 이상이 경상수지 흑자인지(상당한 경상흑자) △12개월 중 8개월 이상 달러 순매수 금액이 GDP의 2% 이상인지(지속적 일방향 시장개입) 등이다. 3가지 요건 중 2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3가지 모두 해당되면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2024년 7월~2025년 6월 대미 무역흑자가 520억달러고, 경상흑자가 GDP 대비 5.9%라 2가지 요건에 해당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달러는 순매수가 아닌 순매도를 했기 때문에 3번째 요건은 제외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미국 재무부가 2025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에 대해 “펀더멘털과 맞지 않다”고 분석한 점이다. 이번 환율보고서의 평가기간 대상이 아닌 2025년 하반기 상황에 대해, 그것도 무역흑자나 경상수지가 아닌 환율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기술 수출(technology export)에 힘입어 2023년 중반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며 “이러한 대규모 대외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지속적인 약세 압력을 받아왔으며, 보고서 평가 기간 동안 당국은 외환을 순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는 2025년 말 추가로 절하됐는데, 이는 한국의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not in line with)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2025년 원화 약세의 주된 요인은 한국은행(BOK) 표현에 따르면 ‘독특한 현상(unique phenomenon)’인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입에서 비롯됐다”며 “국민연금도 해외투자를 위해 외화 매입을 계속했지만 한국은행간 외환스왑이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시장과 금융부문의 취약성을 관리하기 위해 일부 거시건전성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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