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지하철 안에서 컵라면을 섭취하는 승객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현행법상 열차 객실 내 취식을 금지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지만 공공장소에서 매너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승객이 지하철 객실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공유됐다. 영상 속 승객은 한 손으로 휴대전화 영상을 시청하면서 다른 손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컵라면 용기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해당 영상은 지난 27일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 A씨는 "객실 안에 라면 냄새가 진동했다"며 "얼마나 바쁘길래 라면을 들고 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휴대전화도 보고 라면도 먹어야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얼마나 바쁘면, 간단한 간식도 아니고 컵라면을 들고 탄다고?", "너무 황당한 영상이라 우리나라 아닌 줄 알았다"는 비판과 함께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불법도 아니다", "아직 어린 학생 같은데 너무 공격하지 않았으면"등의 옹호 의견도 나왔다.
지하철과 같은 밀집 공간에서의 취식은 위생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열차 내부는 탑승객이 적은 시간에도 개인 간격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지하 주행 특성상 환기도 쉽지 않아 바이러스 감염이나 세균성 질환 노출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교통당국도 지하철 내부 취식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마다 관련 민원이 상당해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2021년 1009건 △2022년 620건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 △2025년 9월까지 828건 등 매년 10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김밥, 도시락, 컵라면, 만두, 순대, 고구마 등 섭취 음식도 다양했다.
다만 이를 명확히 금지하거나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4조 제1항 5호에는 '불결하거나 악취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의 열차 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취식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은 명시돼 있지 않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누적 4197건에 달한다.
윤 시의원은 "버스 내 음식물 취식 금지 조례도 처음에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며 "지하철 역시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 금지를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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