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11시께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패션 브랜드 매장과 팝업스토어가 밀집한 골목 끝자락에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색 문을 열고 계단을 오르자 슬리퍼와 매트가 놓인 '현관' 형태 공간이 나타났고, 안쪽으로는 세면대와 주황빛 조명이 어우러진 '욕실'이 이어졌다. 패션 플랫폼 29CM가 성수동에 새롭게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 2호점이다.
29CM는 이번 매장을 기존 이구홈 1호점의 흥행을 잇는 동시에 패션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오프라인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6월 성수동 연무장길에 첫 매장을 연 지 반년 만에 동일 상권에 2호점을 추가 출점하며 성수 일대 라이프스타일 수요를 본격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신규 매장은 559㎡(약 169평) 규모로 1호점보다 두 배가량 넓다. 1980년대부터 주거용으로 쓰이던 구옥을 재단장해 적벽돌 외관과 구조는 유지하고, 내부는 이구홈을 상징하는 밝은 노란색 톤으로 연출해 빈티지한 분위기와 브랜드 정체성을 동시에 살렸다. 1호점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해 연무장길 내 유동 동선을 확장하는 역할도 맡는다.
판매 공간은 2·3층에 걸쳐 조성됐다. 콘셉트는 '취향 만물상점'이다. 총 169개 브랜드, 약 6700개의 상품을 큐레이션했다. 2층은 '푸드 팬트리'를 중심으로 디저트와 잼, 오일, 차·커피, 이너뷰티 등 식음료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고, 반려동물 용품과 문구류·운동용품 등 소형 생활 소품을 함께 구성했다. 가볍게 들고 나갈 수 있는 아이템 위주로 배치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3층은 실제 가정집 구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몰입형 쇼룸'이다. 현관을 지나 욕실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구현해 고객이 생활 공간을 직접 걷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배스룸 존에는 세면대를 마련해 일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키친과 홈패브릭 존은 실제 사용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연출했다.
이번 2호점의 핵심은 확장형 큐레이션이다. 키친·홈패브릭 등 기존 강점 카테고리에 더해 푸드, 반려용품, 욕실용품을 본격적으로 편입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로 넓혔다. 29CM는 "제품을 진열하는 공간을 넘어, 취향과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29CM에 따르면 지난해 앱 내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고, 반려용품 거래액도 30% 늘었다. 성수동에서 운영한 디저트 팝업스토어 '29 스위트 하우스'에는 5일간 1만3000명 이상이 방문하며 오프라인 확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1호점의 성과가 있다. 이구홈 성수 1호점은 개점 반년 만에 누적 방문객 60만명을 돌파했는 방문객의 80% 이상이 2030세대였다. 외국인 매출 비중도 30%를 웃돌았다. 온라인에서 축적한 취향 데이터와 큐레이션 역량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유효하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한 셈이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20대 직장인 조모 씨는 "평소 1호점을 자주 찾았는데 2호점은 공간이 훨씬 넓고 처음 보는 제품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푸드 제품이 많은 게 인상적인데, 앱에서 품절됐던 스프레드를 이곳에서 바로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9CM는 향후 고객 반응과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구성과 배치를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1호점에서 푸드트럭 형태로 테스트 운영했던 식음료 카테고리를 2호점에서 상설화한 것도 이런 실험의 연장선이다.
회사 측은 성수동을 패션·뷰티 중심 상권에서 라이프스타일 거점으로 확장하는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29CM 관계자는 "이구홈 성수 2호점은 단순한 매장 확대가 아니라 패션을 넘어 주거와 일상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는 출발점"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내 추가 출점도 검토 중이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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