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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K증권-무궁화신탁 사태 파문, 자본시장 정화 계기 되길

입력 2026-01-30 17:30   수정 2026-01-31 00:17

금융감독원이 그제 금융회사들에 전방위 부실을 초래한 무궁화신탁 사태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조사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SK증권이 비상장사인 무궁화신탁 주식을 담보로 이 회사 소유주인 오창석 회장에게 1359억원을 대출했다가 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한경 보도(1월 27일자 A1, 4면)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구멍 뚫린 자본시장’이라는 시리즈로 이어진 이번 보도를 보면 “자본시장에 아직도 이런 일이 횡행한다니”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 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금융당국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2018년 SK그룹에서 분리돼 사모펀드(PEF)인 J&W파트너스에 매각된 SK증권은 회사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큰 손실을 끼쳤다.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도 않고 규정까지 바꿔 가며 개인에게 거액의 대출을 해줬고, 이 중 440억원을 자산유동화담보부대출(ABL) 형태로 유동화해 지점을 통해 판매까지 했다. 부실 대출을 고객에게 전가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SK증권을 지배하는 사모펀드는 무궁화신탁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에 대한 바터(조건부 교환), 즉 ‘짬짜미 거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SK증권이 지분을 사들이거나 인수한 자산운용사들 역시 J&W에 돈을 댔다. 엄격해야 할 증권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이다.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 문제 역시 심각하다. 10년간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운용사, 캐피털사 등 소규모 금융회사를 잇달아 인수해 정상 기업을 부실 회사로 만들었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오 회장 개인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부실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에서 횡행한 약탈적 무자본 M&A를 돈을 빼돌리기 손쉬운 중소 금융사에 적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코스피 5000시대를 열었다고 들뜬 와중에 드러난 우리 자본시장의 ‘민낯’이다. 증권회사의 내부통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상태였고 감독당국은 전관을 대거 영입한 기업의 ‘수상한 행보’에 눈을 감았다. 이제라도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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