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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반도체 '모태' SR5 역사속으로…조(兆)단위 투자해 '제2의 DSR' 짓는다

입력 2026-02-01 13:22   수정 2026-02-01 16:22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모태' 역할을 했던 경기 용인시 기흥 사업장의 종합기술원(SR5) 건물과 삼성전자 공과대학(CDI)을 철거했다. 이 곳에는 수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사무·연구동을 건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세계 메모리 패권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건물은 사라지지만, 최근 운영을 시작한 R&D 설비 'NRD-K'에 최첨단 연구 사무동까지 들어서면서 기흥 사업장은 새로운 반도체 연구 메카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SR5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이 작업은 코오롱글로벌이 올 3월까지 진행한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방문했던 기흥캠퍼스 SR5 부지에는 굴착기 등 각종 중장비가 동원돼 건물을 대부분 철거한 모습이었다.



SR5는 삼성 반도체의 모태다.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회장의 유작으로, 임직원들에게'무한탐구' 정신을 강조하면서 1987년에 1250억 원을 들여서 설립했다.

이곳은 삼성전자가 1992년 64메가비트(Mb)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메모리 분야 최정상에 오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연구 거점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삼성그룹의 미래 제품까지 연구됐다. 이 건물은 지난해까지 지하1층·지상 7층·31개동의 연면적 7만 8500㎡ 규모의 연구소로 남아있었다.

이 건물은 최근까지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의 연구 공간으로 쓰였다. 그러나 삼성 경영진은 1㎚(나노미터·10억 분의 1m) 초미세 공정, 최첨단 메모리 등을 개발하기에는 설비가 노후화됐다는 분석 아래, 더 이상 건물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철거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거된 현장의 건축 면적은 축구장 3개 크기인 약 2만 1000㎡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현장에 수 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초대형 사무·연구센터 2개 동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R5의 정확한 착공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르면 연내 첫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이 센터는 현재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 있는 초대형 건물인 DSR(부품연구동) 타워와 유사한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DSR 타워는 화성사업장에 2014년 첫 개관한 반도체 R&D 센터인데, 석·박사급 연구원 1만 3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소다.

다만 삼성전자 내외에서는 DSR 타워 건립 이후 12년 이상의 시간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덩치가 커졌고, 연구 인력도 늘어나면서 R&D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SR5 공간에 수 조원의 예산 투입이 논의되는 만큼, 이곳 역시 DSR 타워에 버금가는 규모로 지어져 화성 사업장에 밀집된 인력을 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로 기흥 사업장은 삼성 반도체 R&D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첨단 반도체 R&D 거점'으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2024년 12월 기흥 사업장 유휴 부지에 'NRD-K'라는 R&D용 반도체 라인을 준공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 총 20조 원이 이 설비에 투입될 예정이다.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기, 첨단 반도체 패키징 장비 등 수백~수천 억원을 호가하는 반도체 장비를 들여 반도체 R&D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12월 NRD-K 라인을 점검했을 만큼, 삼성은 이 연구설비 운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10㎚급 6세대(1c) D램·고대역폭메모리(HBM)·2㎚ 이하 파운드리 등에서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주춤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기술력·시황 회복에 탄력을 받아 기흥 사업장을 중심으로 R&D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호황에 따라 신규 생산 설비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평택사업장의 P5·미국 텍사스 주의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해 고객사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반도체 종합 정보 플랫폼 ‘반도체 인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은 물론 원익IPS 등 장비업체와 동진쎄미켐 등 소재·부품기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에 대한 뉴스를 두루 다룰 예정입니다. 향후 반도체 전문가로 필진을 구성하고, 독자의 갈증을 풀어줄 프리미엄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1호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 에이셀’ 등을 활용해 반도체 가격 추이 등 데이터 정보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경닷컴 첫 페이지의 상단 메뉴에 있는 ‘프리미엄’을 클릭하면 반도체 인사이트(https://www.hankyung.com/semiconinsight)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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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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