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949.67
(274.69
5.26%)
코스닥
1,098.36
(51.08
4.44%)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시론] 트럼프 협박, 국회 외교가 묘책

입력 2026-02-01 17:23   수정 2026-02-02 00:12

“코끼리 다리다.” “아니야, 참나무가 분명해.” 굵은 기둥을 잡고 장님 둘이 싸우고 있다. 누가 맞을까. 국제 관계에서는 힘센 나라가 말하는 게 정답이다. 국제법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강대국 이해관계에 따른 합의에 다름아니다. 힘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뜬금없이 SNS로 ‘한국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애매하게 한국 국회가 입법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달아 여당 야당 모두의 뒤통수를 쳤다. 이게 국회 비준을 빨리하라는 건지,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라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두 장님은 또다시 “거봐 코끼리라잖아” “아니야, 참나무야”라며 삿대질만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옳은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트럼프는 국회 비준 여부에 아무 관심이 없다. 알지도 못할 거다. 국제법은 물론이고 미국 헌법조차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미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존 룰이나 국제관례도 무시한다. 모든 주요 정책은 본인이 결정한다. 통상책임자인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는 작년 SNS에 관세유예 조치가 발표되는 걸 몰랐다.

트럼프는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뒤집기도 한다. 중국 관세는 하도 자주 바뀌어서 현재 몇%인지도 헷갈릴 정도다. 블룸버그 경제연구소 조사 결과 트럼프가 작년 발표한 관세 조치 중 지금까지 실행되는 것은 27%밖에 안 된다.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고 조롱하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막무가내 관세 정책을 펼친 데 비해 투자나 경제이득은 미흡하고, 이달 20일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관세 무효 판결을 할 수도 있다.

미국 내부는 더 골칫거리다. 미네소타에서 두 시민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의해 사망한 후 미국 전역이 반발하고, 올해 연방 예산안을 두고 눈치를 보던 민주당은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트럼프의 협의로 심각한 셧다운은 피했지만 시한폭탄은 여전히 살아 있다. 제아무리 트럼프라도 국내외 사정에 속이 타들어간다. 불리한 상황일수록 그의 시선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을 활용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베네수엘라 공습은 확실히 유효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작전으로 중국, 러시아로의 원유 공급망을 차단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라틴계 지지율을 한순간에 끌어올렸다.

이 상황에서 그는 유럽에 허점을 찔렸다. 관세협의가 ‘국제협약’으로 추진돼 유럽연합 의회는 비준 절차를 진행 중이었는데,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주장에 반발해 모든 절차를 중단시켰다. 트럼프는 다보스에 날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핀란드 대통령 등을 설득했고 겨우 유럽의회를 다시 소집시켰는데, 지난달 26일 비준이 거부된 것이다. 트럼프는 짜증이 났고 다른 데 화풀이할 곳을 찾았다. 대통령과 합의는 했는데 후속 조치가 늦어지고 있는 한국이 눈에 들어왔다. 화풀이도 되고 유럽연합 의회는 물론 다른 나라에 본보기로도 적절했다.

트럼프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속사정이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제는 트럼프를 상대하는 데 익숙해질 때도 됐다. 그의 거래 기술을 활용할 차례다. 그의 요구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잡아먹힌다. 이번엔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만나 적극 협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묘책일 수 있다. 트럼프는 의회 도움이 절실하고, 공화당 하원 의장은 셧다운 앞에서 출구를 잃은 상태이니 무척 고마워할 것이다. 당장 돈을 싸들고 갈 수 없다면 면이라도 세워달라는 게 트럼프의 속뜻이다. 국회의장이 답할 차례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