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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이기주의 자제해야 주택공급 확대 길 열린다

입력 2026-02-01 17:21  

정부가 수도권 도심에 주택 6만 가구를 공급하는 ‘1·29 대책’을 발표한 후 일부 지역에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용산정비창의 공급 규모를 애초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늘린 것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8000가구 이상을 건립하면 국제업무지구라는 개발 정체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과천시는 주택 수용량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경마장 이전을 통한 9800가구 공급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는 태릉골프장(6800가구) 개발의 선결 조건으로 지하철 6호선 연장 등 교통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공급지가 있는 지역에서 반발이 커지자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용산정비창과 태릉골프장 개발은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혀 좌초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통 혼잡 등 지역 주민 우려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대규모 주택 공급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서울 아파트값은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규제를 뚫고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데, 올해 서울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1만6000여 가구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 전체 가구의 절반이 무주택이며 청년(만 19~34세) 가구의 자가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청년층의 결혼·출산 지연은 사회적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서울로 주거 수요가 몰리고 있어 도심 밀도 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영끌’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이번 공급 방안을 마련했다. 만약 지역 사회의 반대로 이 대책이 좌초된다면 부동산시장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 공급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가 사는 곳의 집값 하락과 주거 환경 저해는 용납할 수 없다는 논리는 더 이상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6월 지방선거 이전이라도 세금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주택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인상이 이뤄지기 전에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려면 1·29 대책의 실효성 있는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장과 정치인들이 주민 여론에 편승해 주택 개발을 반대한다면 편협한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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