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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오해 풀었다"지만…美는 관세인상 절차 돌입

입력 2026-02-01 17:55   수정 2026-02-01 17:56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의 ‘25% 관세 인상’ 위협을 막기 위해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난 뒤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김 장관은 공항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해소됐다”며 협상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 사실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위한 관보 게재 절차를 밟으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통상협상이 한국 내부의 입법 절차와 비관세 조치 등을 광범위하게 문제 삼는 ‘2라운드’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불필요한 오해’ 뭐길래
1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공항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투자를 지연시키거나 재검토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안 처리와 장관 인사청문회 등으로 물리적으로 (법안 처리가) 불가능했음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면담장에서 미국 측은 냉랭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도 “(미국 측이) 한국의 진전 상황에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관세 협상 이전인 2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언급하자 미국으로 급파됐다. 같은 달 29, 30일 연이틀 러트닉 장관과 면담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 조만간 화상회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양자 면담에도 미국 측은 관세 인상 조치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조치는 이미 시작됐고, (미국이)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압박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인식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관세가 세계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측은 완전히 틀렸다”고 자화자찬하며 ‘한국의 1500억달러 조선업 투자’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진행되나
정부에 따르면 미국 핵심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좀처럼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통상당국 안팎에선 미국 측의 이런 의구심을 잠재우려면 대미투자펀드 1호 프로젝트를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거론되는 ‘이달(2월) 대미투자법 처리’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미국의 관보 게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미국 내 희토류 공급망 강화 투자나 원전 사업 프로젝트가 1호 대미투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수출기업의 사업 계획이 모두 틀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농산물 개방 등 비관세 조치를 겨냥한 ‘2라운드 협상’이 더 큰 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규제 완화, 미국산 자동차 수입 확대, 농산물 분야 ‘US 데스크’ 설치 등의 비관세 합의를 맺었고, 이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면담이 비관세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특별법은 통과시키지 않고 디지털 규제법만 추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상시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큼 앞으로 (대미 투자 시) 업종 선정 등 수시로 비슷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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