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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유동성 축소하나…달러 뛰고 비트코인 급락

입력 2026-02-01 17:48   수정 2026-02-02 01:04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자는 ‘양적완화’(QE)로 불리는 돈 풀기에 부정적이다. 기준금리를 내리되 QE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QE를 줄이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든다. 워시 지명 후 자산시장이 충격을 받은 배경이다.

◇‘양적완화 축소’ 관측
지난달 30일 미 국채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027%포인트 하락한 연 3.52%를 기록했다. 반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14%포인트 상승한 연 4.24%로 올라섰다. 장중 연 4.3%를 넘기도 했다. 이는 시장에서 워시를 단순히 ‘금리 인하 지지자’로만 보지 않는다는 신호다. 워시가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크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보다 금리 인하의 폭이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시장은 워시가 Fed의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닌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다. 이에 따라 Fed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은 한때 9조달러까지 늘었다. 이후 QE를 축소하면서 자산이 6조6000억달러까지 줄었지만 Fed는 지난해 12월 자산 축소를 중단한 상태다. 워시가 Fed 의장이 되면 자산 축소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관측한다.

이날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금, 은, 비트코인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한 핵심 배경이다. 금, 은 가격 급락엔 여기에 더해 그동안 귀금속 시장에 대거 유입된 단기 자금이 청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은은 지난 1년간 네 배 가까이 폭등한 데 따라 금보다 차익 매물이 더 많이 쏟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지난달 28일 은 선물 거래 증거금을 9%에서 11%로 높인 점도 은값 급락세를 키웠다.
◇‘Fed 독립성’ 기대
달러, 국채 금리, 금, 은 등이 요동친 데는 Fed 독립성 훼손 우려가 완화된 점도 한몫했다. 시장에선 워시가 과거 Fed 이사를 지낸 만큼 Fed의 독립성을 신경 쓸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지명한 것도 Fed 독립성 논란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시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그에게 그런 질문을 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부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X(옛 트위터)에서 워시 지명 소식에 “Fed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호하는 데 좋은 징후”라고 밝혔다.
◇‘워시 트레이드’ 언제까지
월가에선 ‘워시 트레이드’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에서 워시 트레이드를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워시는 이념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라기보다 실용주의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면 매파로 돌아설 수 있지만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워시는 Fed 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일 때의 위험과 지나치게 긴축적일 때의 위험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워시가 한쪽으로 치우친 통화정책을 펴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워시를 통화정책에서 매파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는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권 때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집권 2기엔 줄곧 금리 인하를 옹호했다는 것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임다연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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