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미국 등 회원국들의 분담금 미납으로 재정위기를 겪는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미국이 미납 분담금을 낼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사양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유엔)이 트럼프에게 와서 그에게 말한다면, 나는 모두에게 돈을 내도록 할 것이다. 마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돈을 내도록 했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리티코와 짧은 통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나라들에 전화를 걸기만 하면 된다"며 "몇 분 안에 수표를 보내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유엔 분담금이 밀려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전화 통화 중 일부분에서 자신을 삼인칭으로 표현했다. 영어로 '일리이즘'(Illeism)이라고 불리는 이런 표현방식은 화자의 자기중심적 혹은 방어적 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고위 관계자들이 재정난으로 유엔의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뉴욕 본부를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엔이 뉴욕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미국에서 철수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물러나고 나면 전쟁이 벌어지면 유엔이 이를 합의시켜야 할 것이라며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와 2기 집권기에 수십 개 국제기구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고 대외 원조를 삭감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원칙상으로나마 유엔을 옹호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은 유엔 분담금을 회원국 중 가장 많이 내야 하며 미납금 규모도 최대다. 미국은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를 지난달에 탈퇴했다. 미국은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2024년과 2025년 WHO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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