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새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이 촉발한 글로벌 통화 긴축 우려에 2일 국내 증시가 조정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 지수 대비 단기 급등한 만큼 하락 폭 역시 가파를 수 있어서다.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동반으로 5%대까지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새 Fed 의장 지명으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코스피지수가 기업 이익 대비 여전히 저렴하게 평가받고 있는 만큼 조정 시 매수 전략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26%와 4.44% 하락 마감했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지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워시 전 이사가 오는 5월 임기를 시작하면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자산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Fed 의장 후보로 지명하자 지난 주말 글로벌 자산 시장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나스닥지수는 0.94%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0.43%와 0.36%씩 내렸다.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값도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같은 날 국제 금 가격은 하루 만에 11.38% 급락했고, 은 가격은 31.37% 폭락했다. 비트코인 역시 9개월 만에 7만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4원80전 오른 1464원30전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물 폭탄을 쏟아낸 영향이 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3조2576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1조7783억원 등 총 5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전날 0.75% 오른 96.85를 기록하며 위험 회피 흐름을 반영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워시 Fed 의장 후보 지명자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에 대해 확실히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후보자 면모를 보면 마냥 '매파적' 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경제 전반의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유발할 수 있고, 기준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기고에서는 미 Fed가 항상 늦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계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내려와야 하고 이를 위해 Fed가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며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 완화가 확인된다면 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그가 과거에 했던 주장을 보면 '결국 물가상승은 AI 등 기술 혁신이 잡을테니 Fed는 금리인하로 기술혁신 투자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며 "워시의 뜻이 이와 같다면 고용증대와 물가안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위험선호도' 자극의 가장 좋은 조합으로 나쁘게만 반응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증시 외부 요인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으나 코스피 이익 체력이 견조한 만큼 조정 시 매수 대응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4배에 불과하다"며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이익추정치도 대폭 상향돼 코스피는 여전히 저렴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워시 지명이 차익실현의 트리거가 됐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선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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