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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발전 설비'도 전력 슈퍼사이클 올라탔다

입력 2026-02-02 17:11   수정 2026-02-02 17:12

인공지능(AI)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 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SNT에너지와 비에이치아이(BHI)가 큰 낙수효과를 보고 있다. ‘화석 연료 시대는 끝났다’던 2020년대 초반 LNG에 집중하는 역발상 경영으로 3년 만에 매출을 세 배로 늘렸다. 승자독식 효과를 누리는 이들 회사가 당분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낙수효과로 매출 급증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랭식 열교환기 업체인 SNT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6061억원, 영업이익 1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6%, 400% 증가한 수치다. 2022년 202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매출이 세 배로 늘었다.

LNG용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생산하는 BHI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BHI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249억원과 724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보다 매출은 79%, 영업이익 330% 늘어났다. 2000억원대 매출에 영업적자를 낸 2021년 대비 매출이 세 배로 급증했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HRSG와 열교환기는 AI 데이터센터 주요 전력원으로 꼽히는 LNG 복합발전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BHI의 HRSG는 LNG 발전소 가스터빈에서 버려지는 열(증기)을 재활용해 발전 효율을 끌어올린다. SNT에너지의 공랭식 열교환기는 물 대신 거대한 선풍기를 돌려 바람으로 LNG 발전소나 석유화학 플랜트의 파이프를 식힌다. 물이 귀하고 온배수 배출을 금지한 중동 산유국에서 필수적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중동, 일본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싹쓸이하고 있다. BHI는 지난해에만 1조8000억원 규모 신규 사업을 수주했다. 원전 분야에서도 지난해 신한울 3·4호기용 복수기(468억원)와 각종 보조기기(1001억원) 프로젝트를 쓸어 담았다. 글로벌 발전 시장 조사업체 맥코이에 따르면 BHI는 HRSG 시장에서 가장 많은 미국 누터에릭슨과 5년째 1, 2위를 다투고 있다.

SNT에너지는 사우디 자회사인 SNT걸프를 통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장기 조달 계약을 맺었다. 건설사가 공사를 시작하면 발주처인 아람코가 사전에 합의된 SNT에너지로 열교환기 물량을 몰아주는 구조다. 아람코와의 납품 이력이 쌓이면서 SNT에너지는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중동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NT에너지 관계자는 “중동시장에서 공랭식 열교환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SNT걸프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NG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
두 기업은 2020년대 초반에 ‘역발상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신재생에너지 열풍으로 LNG와 화력발전이 사양 산업 취급을 받던 때다. 이때 BHI는 100년 전통의 미국 발전 설비 업체 포스터휠러의 HRSG 원천 기술을 인수하며 정반대로 움직였다.

SNT에너지의 전략도 다르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저가 수주 경쟁으로 열교환기 사업을 축소할 때 SNT에너지는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을 펴던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을 세웠다. 2023년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경쟁사 KHE를 인수해 양산 능력을 두 배로 불렸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불황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이 구조조정된 상황에 전력 슈퍼사이클이 오면서 물건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이 손에 꼽힌다”며 “이 때문에 SNT에너지와 BHI는 원자재를 비롯한 비용 상승분을 판가에 전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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