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 관련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파운드리의 공정과 HBM 제조 과정의 핵심인 수율 안정화에 시간을 단축해 초미세 공정의 양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투자 전문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네덜란드의 반도체 계측 스타트업 인비식스(invisix)에 대한 투자를 단행해 소수 지분을 확보했다.
인비식스는 세계 1위 노광장비 기업 ASML의 핵심 엔지니어 출신인 크리스티나 포터(CEO)와 시체 반 데르 포스트(CTO)가 2024년 설립한 신생 회사다. 삼성전자가 이 회사를 주목한 이유는 이들이 소프트 엑스레이(SXR) 기반의 3D 계측 솔루션 때문이다. 이 솔루션은 병원에서 찍는 엑스레이처럼 반도체 웨이퍼를 깎아내지 않고도 내부 정밀 촬영에 최적화돼있다. 반도체 회로가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로 미세화되고 구조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복잡해지면서 기존 계측 장비로는 결함을 찾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거나 지나치는 문제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고 있는 2㎚ 기반 GAA 공정에 도입하면 수율 안정화에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회사는 ASML 출신들이 설립한 만큼 삼성이 사들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제 성능을 내고 있는지 검증하는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벤처투자는 미국의 반도체 계측 장비 스타트업인 펨토메트릭스(FemtoMetrix)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해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2016년 첫 투자 이후 10년 만에 지분을 추가리ㅗ 늘린 것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표면에 레이저를 쏴 발생하는 특수신호(SHG)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웨이퍼 표면이나 내부의 결함을 물리적 손상 없이 찾아낸다. 칩을 완성하기 전에 중간에 전기적 결함을 파악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특히 층층이 쌓아올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정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쌓기 직전 단계에 불량 제품을 걸러낼 수 있다. 삼성전자가 10년 전에 이 기업을 눈여겨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이 첨단 제조 공정 회사에 눈독을 들이는 건 조기 수율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삼성전자는 최근 2㎚ 공정 수율 50%대를 확보하며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의 TSMC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수율 안정화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첨단 제조 공정에 투자하는 건 수율을 관리하는 구조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삼성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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