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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석유 차지한 美…정작 정유업체는 "물량 감당 안돼"

입력 2026-02-04 11:15   수정 2026-02-04 11:1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원유 공급 계약을 한 이후 정유업체가 원유 물량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원유 일부 물량이 재고로 쌓여 있고, 가격이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로부터 최대 20억달러 규모의 원유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비톨과 트라피구라 등 원유 중개 업체가 수백만 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들 업체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팔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초기에는 일부 물량을 미국과 유럽 정유 업체에 판매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급이 늘며 충분한 구매자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한 트레이더는 “내놓을 물량은 많은데 이를 받아줄 곳은 부족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물량이 남으며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캐나다산 중질유에 비해 가격이 높은 점도 걸림돌이다. 멕시코만 연안 인도 조건의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는 브렌트유 기준 대비 배럴당 약 9.5달러 할인된 수준에 제시되고 있다. 이는 1월 중순 할인 폭(배럴당 6~7,5달러)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반면 캐나다산 원유의 멕시코만 연안 인도 가격은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약 10.25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정유사 필립스66은 “하루 약 25만 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면서도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다른 중질유 공급원을 대체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원유는 사실상 전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모든 베네수엘라 원유의 거래·운송 허가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운송 허가로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미국으로 향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량은 하루 28만4000배럴이다. 지난해 12월 물량(하루 약 9만9000배럴)과 비교하면 세 배가량 뛰었다.

셰브런은 현재 베네수엘라 현지에서 하루 약 25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셰브런은 미국 정부가 사업 확대를 승인할 경우 향후 2년간 생산량을 최대 50%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정유 시스템으로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를 하루 최대 15만 배럴까지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재고로 쌓아두거나 다른 정유 업체에 판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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