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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지휘 거장' 엘리아후 인발이 음악으로 전하는 '전쟁의 비극'

입력 2026-02-04 11:17   수정 2026-02-04 11:18



이스라엘 출신 지휘 거장 엘리아후 인발(90)이 오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공연 ‘러시아의 혼’을 이끈다.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3번 ‘바비 야르’를 통해 비극의 역사를 돌아보고, 인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번 공연에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 오페라극장) 등 세계 유수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해 온 베이스 그리고리 슈카루파가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인발은 세계 최고령 현역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인발은 어린 시절 예루살렘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배우며 음악적 소양을 키웠다. 지휘자로 발돋움할 기회는 텔아비브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기에 찾아왔다. 육군 오케스트라의 악장과 부지휘자를 겸임하던 중 명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에게 발탁되면서다. 그의 추천으로 프랑스 파리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인발은 1963년 귀도 칸텔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베니스 라 페니체 극장 오케스트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들을 이끌며 명성을 쌓아왔다. 현재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등의 명예 지휘자를 맡고 있다. 인발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오리지널 버전으로 녹음한 최초의 지휘자로도 기록돼 있다.

인발과 KBS교향악단은 이번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3번 ‘바비 야르’를 차례로 들려준다. 첫 곡인 ‘죽음의 섬’은 라흐마니노프가 스위스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의 동명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교향시로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3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자행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작품이다. ‘바비 야르’는 1941년 유대인 집단 학살이 이뤄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협곡의 지명이다. 러시아 시인 예프게니 예프트셴코의 추모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평화의 가치를 조명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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