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치는 회유성 어종으로 우리 바다에서는 서해와 남해 수심 100~300m에서 주로 잡힌다. 몸길이 최대 1m, 무게 7kg까지 자라는 이 생선은 육질이 치밀해 구이·조림·회 어느 방식으로 즐겨도 균형이 좋다. 삼치를 따라 남해와 서해를 잇는 미식 여행을 떠나보자.
전남 고흥과 여수 일대에는 삼치를 ‘선어’로 즐기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았다. 살이 연한 삼치는 막 잡은 활어보다 하루 이틀 숨을 고른 뒤 조직이 안정되며 감칠맛이 살아난다. 두툼하게 썬 선어 삼치회는 은빛 껍질 아래 단단한 육질과 고운 지방층을 드러내며, 아삭하면서도 슴슴한 맛이 점잖게 퍼진다. 돌김에 싸 묵은지와 마늘을 곁들이면 삼치의 담백한 기름이 한층 또렷해진다. 고흥은 유자가 특산물이라, 식당에 따라 유자를 곁들이라 권하기도 한다.

겨울 남해안 항구에서는 숯불 위에서 삼치가 지글거리는 풍경이 익숙하다. 은은한 숯불에 구운 삼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기름지다. 불 향이 지방에 스며들며 담백함과 고소함의 균형이 절묘해진다. 항구 주변과 시장에 식당이 모여 있어, 바다 냄새를 맡으며 바로 구운 삼치를 맛보는 즐거움이 크다.

누군가는 서해 삼치가 남해보다 결이 단단하다고 말한다. 덕분에 태안에서는 회보다 조림이나 매운탕이 인기다. 해변을 산책한 뒤 칼칼하고 매콤한 삼치조림 한 그릇이면 차가운 바다를 건너온 계절의 기운이 몸속 깊이 스며든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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