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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가 불러올 ‘도메인’ 시대와 지능형 에이전틱’으로의 진화 [삼일 이슈 프리즘]

입력 2026-02-04 11:13  

이 기사는 02월 04일 11: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과거의 디지털 전환이 효율성 제고를 위한 도구적 변화였다면, 오늘의 인공지능(AI) 전환은 기업의 생존 조건과 가치 창출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무엇을 더 싸고 빠르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던 산업화 시대의 관성을 과감히 탈피해야 할 때다. 천문학적인 자본 투자가 견인하는 AI 기반 기술 혁신은 비즈니스의 축을 '생산'에서 '인간의 필요(Domain)'로, 조직의 운영 모델을 '도구 활용'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자'로 전환시키고 있다.
거대한 자본 흐름이 견인하는 AI 혁신
최근 AI 진화로 업무 환경이 급변하면서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불안은 과거 월드와이드웹이나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도 존재했다. 그러나 2022년 11월 출시된 ChatGPT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억 명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이 2개월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이번 혁신의 보급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괴적임을 보여준다.


이는 자본의 흐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 기업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학습과 모델 확보’에, 2030년까지는 '추론의 대중화'와 '에너지 독립형 인프라' 구축에 수천 조 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규모를 실감하기 위해 전력량으로 설명하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단위가 MW(메가와트)에서 GW(기가와트)로 전환되고 있는데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발전량이자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가 단일 캠퍼스에서 1~5GW급 데이터센터 구축(원자력 발전소 1~5기의 발전량 필요 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안에서 학습하고 발전할 AI의 미래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거대 자본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보틱스와 자율 제조 등 실물 경제와 결합한 '피지컬 AI' 시대를 앞당기고 있으며, 기업들에게 비즈니스와 운영 모델의 근본적인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생산 중심에서 ‘인간 중심 도메인’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강력한 AI 인프라 위에서 전개될 기술 혁신은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을 공급자에서 수요자, 즉 '인간의 욕구 충족'이라는 도메인으로 이동시킬 것이다.

PwC는 기후 변화, 기술적 파괴, 인구 구조의 변화, 분열되는 세계, 사회적 불안이라는 다섯 가지의 메가트렌드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산업 분류가 아닌, 인간의 필요에 기반한 9가지 도메인(Build, Care, Make, Feed, Move, Fuel&Power, Govern&Serve, Fund&Insure, Connect&Compute)으로 시장 가치가 재편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새로운 도메인의 성장 과정에서 AI 기반 생산성, 기후적 제약 등 다양한 동력들의 상호작용으로 공급과 수요의 급진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생존을 위한 필수 혁신 과제를 정의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해야 한다.

미래의 승자는 산업 경계를 넘어 인간의 구체적 필요가 발생하는 ‘도메인’을 선점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고객의 삶의 어떤 순간과 필요를 해결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는 현재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의 섹터에서 등장하는 초개인화 기술 기반 제품과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능형 에이전틱 조직’으로의 운영 모델 진화
운영 모델 측면에서 AI는 복잡한 분석과 추론 영역까지 파고들며 조직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방대한 중간 관리 조직은 AI 기반 자동화 운영 체계로 효율화되고, 기업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지능형 에이전틱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단순한 '업무 처리'에서 '통찰과 제언'으로 격상될 것이다. AI가 방대한 운영 데이터를 처리하고 물리적 실행력을 담보한다면, 인간은 그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읽어내고 비즈니스 방향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즉, 미래의 운영 모델은 AI가 실행하고 인간이 가치를 부여하는 '협력적 지능 모델'로 변모할 것이다.
협력과 공생의 미래를 향해
피터 틸은 저서 '제로투원(ZERO to ONE)'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과거의 공포와 달리, 인간과 컴퓨터가 상호 보완적일 때 가장 큰 가치가 창출된다고 통찰했다. 그가 공동 창업한 '팔란티어(Palantir)'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에서 테러 징후나 금융사기 패턴을 찾아내면, 인간 분석가는 그 의미를 해석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협업 모델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다.

미래의 AI는 현재의 컴퓨터보다 훨씬 넓고 깊은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AI가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통찰력을 기반으로 '가치'를 판단하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제시하는 인간의 역할은 더욱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인간과 AI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는 소모적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파트너십이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으로 인간이 가보지 못한 데이터의 심해를 탐사하게 하고, 인간은 그 결과물에서 비즈니스의 지혜와 나침반을 발견해야 한다.

거대한 불확실성과 혁신적 AI 발전이 상수(常數)가 된 오늘날, 찰스 다윈의 잠언은 우리에게 명확한 생존의 문법을 제시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적응하는 종이다"

AI라는 시대적 조류를 거스르기보다 그 파도를 타고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며 진화하는 기업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 지속 가능한 성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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