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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재건 '액셀'…TSMC 3나노 양산·라피더스 민간자금 확보

입력 2026-02-05 14:21   수정 2026-02-05 14:22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이 반도체 산업 재건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규슈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3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3나노(㎚·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날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3나노에 상당하는 최첨단 반도체를 일본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매우 든든하다"며 "긴밀하게 논의하며 협력하고자 한다"고 호응했다. 웨이 회장은 "총리의 선견지명이 있는 반도체 정책은 일본 반도체 산업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답했다.

TSMC는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서 12∼28나노 제품을 만들고 있다. 내년 12월께 가동을 시작할 제2공장에서는 본래 6∼12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TSMC는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양산할 제품을 3나노 공정 반도체로 바꿨다. 향후 경제산업성과 사업 계획 변경을 협의할 계획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TSMC는 3나노 제품을 대만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국에서도 만들 계획이다.

TSMC의 방침 변경으로 설비 투자액은 기존 122억 달러(약 17조8000억원)에서 170억 달러(약 24조80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기존에 정했던 최대 7320억엔(약 6조8000억원) 규모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신문은 부연했다.

현재 일본 내에는 3나노 제품 생산 거점이 없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2027년 4월 이후 홋카이도에서 2나노 제품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3나노 반도체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 센터, 자율 주행, 로봇 등에 활용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3나노와 2나노 용도가 달라 TSMC와 라피더스가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라피더스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민간 기업들로부터 1600억엔(약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망했다. 라피더스가 목표로 세운 1300억엔(약 1조2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소프트뱅크와 소니그룹은 각각 200억엔(약 1860억원)을 라피더스에 신규 출자하고, 후지쓰도 200억엔을 낸다. JX금속은 50억엔(약 465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주주인 NTT, 도요타, 키옥시아는 출자금을 증액한다. 미국 IBM도 당국 심사를 거쳐 출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자 기업이 늘면서 라피더스 주주도 기존 8곳에서 30곳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닛케이는 "2조9천억엔(약 27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일본 반도체 산업 복권(부활)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라피더스의 기술력과 정부 설득으로 기업 출자액이 목표를 넘어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라피더스는 2032년 3월까지 7조엔(약 6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중 1조엔(약 9조3000억원) 정도를 민간 기업들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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