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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믿고 있다가 '발칵'…K뷰티 '판 뒤집혔다' [분석+]

입력 2026-02-06 20:00   수정 2026-02-06 20:18


한때 ‘화장품 3강’으로 묶이던 국내 뷰티 시장의 판이 뒤집히고 있다. 중국 시장 침체라는 위기를 딛고 체질 개선에 성공한 아모레퍼시픽과 K뷰티 신흥 강자인 에이피알이 새 양강 체제를 굳히는 형국이다. 반면 전통 강자였던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중국 의존도를 털어내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K뷰티 양강으로 떠오른 아모레·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3358억원으로 전년(2205억원) 대비 52.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2528억원으로 9.5%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이 4조 원대 매출을 기록한 건 약 3년 만이다.

성장세를 이끈 건 해외 사업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2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급증했고, 매출도 15% 늘어난 1조909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1449억원으로 2% 줄었고, 매출은 2조2752억원으로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유럽에 집중한 전략이 수익성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과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고전했으나 이후 해외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하며 실적 반등에 힘써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주 지역에서 라네즈 립·스킨케어 제품의 인기와 에스트라·한율 등 신규 브랜드 출시 등을 바탕으로 매출이 20%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도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유통망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이 42% 늘었다.

그런 아모레퍼시픽의 뒤를 에이피알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1조5273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7억원에서 3654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8월 시가총액 8조원을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K뷰티 대장주로 올라섰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1년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해외 사업의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에이피알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조225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55%에서 작년 80%로 크게 늘었다.

주력인 화장품 부문이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견인했고, 뷰티 디바이스 역시 글로벌 누적 판매량 600만 대를 달성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미국, 일본 시장의 매출 비중을 늘리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반등 실패한 LG생건·애경산업
반면 K뷰티 시장의 전통 강자였던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함께 ‘화장품 3강’으로 묶이던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중국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영향이 누적됐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707억원으로 전년(4590억원) 대비 62.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8119억원에서 6조3555억원으로 6.7% 줄었다. 특히 주력인 화장품 부문이 부진했다. 지난해 화장품 부문은 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 역시 2조8142억원에서 2조3500억원으로 16.5%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여전히 높은 중국 시장 의존도와 면세 채널의 위축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7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다만 회사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면세점 물량을 줄이고 인력 효율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경산업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8% 감소했고, 매출도 3.6% 줄어든 65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74.1% 급감했으며, 매출도 2150억원으로 17.8% 줄었다. 중국 내 판매 부진과 국내 소비 심리 둔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이들 기업은 최근 수익성 반등을 위해 애쓰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면세를 포함한 국내 유통 채널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애경산업 역시 일본 유통망 확대와 미국·유럽 시장을 겨냥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 브랜드인 ‘AGE20’S’와 ‘루나’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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