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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日 텃밭' 유럽 노리는 韓 라면

입력 2026-02-06 17:11   수정 2026-02-06 17:12

지난 4일 찾은 부산의 농심 최대 수출 공장에선 라면 생산라인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선 하루평균 32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연간 수출 물량은 5억 개. 농심 전체 수출 제품의 76%에 해당한다. K푸드 열풍을 이끄는 K라면의 수출 전진기지인 셈이다.

농심은 네슬레와 일본 닛신이 장악한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라면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억달러다. 2019~2023년 연평균 12% 성장했다. 이 기간 농심의 유럽 매출 증가율은 매년 25% 수준으로 시장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농심은 세계적으로 K웨이브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네슬레와 일본 기업을 제치고 유럽 라면 시장에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제품과 유통채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신라면 브랜드를 중심으로 툰바·김치·골드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홍병택 농심 미주유럽영업본부 본부장은 “현지 메인 유통채널에 제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5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을 설립하고, 지역색이 강한 유럽 시장을 세분화해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유럽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보지 않고 서·동·남·북유럽으로 권역을 나눈 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핵심 국가 단위로 다시 쪼갰다. 타깃도 15~30대와 40대, 남녀, 인종까지 세분화해 접근하고 있다. 농심은 이를 통해 2030년 유럽에서 매출 3억달러(약 4400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023년 기준 농심의 유럽 매출은 8400만달러(약 1200억원)다.

농심은 미국에서도 2030년까지 라면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라면 시장에서는 일본 도요수산(마루짱)이 점유율 약 40%로 1위, 농심이 약 22%로 2위다. 닛신은 10~18% 수준으로 농심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농심은 프리미엄화와 주요 유통채널 확대 전략으로 도요수산을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관세 리스크는 현지 생산으로 방어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가 부과돼 부담이 커졌다. 홍 본부장은 “한국에서 보내던 일부 부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생산라인 운영을 효율화하는 등 원가 구조를 개선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미 판매 물량 가운데 한국산 수출 비중은 10~20% 정도다. 80%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농심 관계자는 “2030년까지 네슬레·일본 기업 텃밭으로 불리는 미국과 유럽 라면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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