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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숭이 오바마' 영상 SNS 올렸다 삭제…파문 확산

입력 2026-02-07 10:22   수정 2026-02-07 10:29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숭이 오바마’ 동영상을 공유했다가 삭제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정부기관 게시물에 극우 백인우월주의 콘텐츠가 등장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지적이 미국 주요 언론에서 나왔다.

AP통신은 미국에서 권력 있는 백인 인사들이 명백히 허위이면서도 인종차별적으로 흑인을 유인원 등 동물과 연관시켜 온 역사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8세기 흑인 노예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문화적 인종주의’와 유사과학 이론에서 비롯됐으며,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흑인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묘사하는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활용됐다고 전했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1785년 출판한 ‘버지니아주에 대한 비망록’에서 오랑우탄이 선호하는 성적 파트너가 흑인 여성이라고 기술했다.

1954년 2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은 얼 워런 대법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면서 남부 백인 학부모들을 두둔하며 “그저 귀여운 어린 딸들이 덩치 큰 흑인 짐승들(big black bucks)과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야만 할까봐 걱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표현은 흑인 남성을 폭력적이고 성적으로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문구로 지적된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버락 오바마가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그를 원숭이 등 영장류로 묘사한 티셔츠와 상품을 제작·판매해 왔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후보 시절 이민자들에 대해 “우리 나라의 피에 독을 넣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을 비난할 때 사용한 표현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보도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백악관, 노동부, 국토안보부 등 연방정부기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네오나치 등 극우 세력이 즐겨 쓰는 언어와 그림, 영상, 음악이 등장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는 일이 있었다. 백악관은 이 동영상이 공유된 것은 계정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1분 분량의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내용이었다. 영상 말미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클립이 포함돼 있었다. 배경 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 킹’ 삽입곡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이 사용됐으며, 원숭이 몸을 한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이 게시된 직후부터 비판이 거셌으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가짜 분노”라고 선을 그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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