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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매물 폭탄' 없었다 [더 머니이스트-송승현의 부동산 플러스]

입력 2026-02-10 06:30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둘러싼 최근 시장 분위기는 마치 절세를 위한 매물 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과 유예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기존 호가보다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차분히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런 해석은 시장의 실제 움직임과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단순합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 매물 증가'라는 공식이 실제로 성립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를 판단하려면 체감이나 일부 사례가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객관적인 매물 지표를 비교해야 합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의 매물 수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는 매물 급증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관련 글이 공개된 이후 2주간(2026년 1월 23일~2월 6일)의 아실 매물 데이터를 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핵심 지역 대부분에서 올해 매물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송파는 약 6600건에서 3800건으로 크게 줄었고 서초 역시 7400건에서 650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강남도 8000건에서 7800건으로 소폭이지만 줄었습니다.

감소 폭은 핵심 주거·업무 지역에서 더 두드러집니다. 마포는 3433건에서 1326건으로 61.3% 하락했고, 성동은 3121건에서 1284건으로 58.8% 감소했습니다. 용산 역시 1857건에서 1462건으로 21.2% 줄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매도보다 관망과 보유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즉각 시장 전반의 매물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다주택자들은 정책이 불리해질수록 성급한 매도보다는 버티기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의 학습효과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자 중과가 본격화되던 2018년 4월 KB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11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약 15억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매도 이후 후회와 재진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경험은 즉각적인 매도 대신 보유 연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언론에 등장하는 절세 매물은 무엇일까요? 이는 시장 전체의 흐름이라기보다, 수익 실현과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특정 사례가 부각된 결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몇 건의 사례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마치 시장 전반에 매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극히 부분적인 현상입니다. 특히 강남권이나 핵심 입지일수록 매도자들은 세금보다 자산의 희소성과 장기 가격 기대가 큽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번 이슈가 새로운 충격이 아니라는 겁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한시적 제도였고, 양도세 중과 대상지역은 조정대상지역입니다.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조정대상지역은 언제든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정책 발표 직후 매물이 늘어나지 않은 이유입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 매물 폭탄'이라는 공식으로 현실을 과도하게 단순화해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전년 동기 대비 통계로 보면 매물은 늘지 않았고, 오히려 감소한 지역이 다수입니다.

분위기와 헤드라인만 따라가면 시장을 오해하기 쉽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더 중요한 신호는 세금 이슈에도 불구하고 핵심 지역 주택에 대한 보유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향후 거래 회복 국면에서 가격 변동성이 어떻게 나타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분위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숫자를 확인하고 시장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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