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10조원에 달하는 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따내기 위해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량 공장을 미국에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와 아칸소주에 세우기로 한 한화디펜스USA 탄약 공장처럼 미 정부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생산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 육군이 자주포 현대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주 기업에 현지 생산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공장 부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US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내 방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자주포 현대화 사업은 미국 육군이 1960~1970년대 도입한 M109 계열 자주포를 최신 무기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자주포 구매 대수는 약 600문으로 사업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수주에 성공하면 미국에서 따낸 첫 조(兆) 단위 방산 수주이자, 한국 방산 역대 최대 규모 해외 수주가 된다.쿨터 대표는 한화그룹이 조선(한화필리조선소·오스탈), 자주포, 탄약 등 3대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은 한화그룹이 수년 동안 공들여 온 사업이다. 2024년부터 미 육군을 대상으로 K9 자주포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미 육군은 작년 하반기 정보요청서(RFI)를 배포했고, 연내 구체적인 조건 등을 담은 제안요청서(RFP)를 공개할 예정이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 차량을 패키지 입찰키로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라이벌은 독일 라인메탈과 이스라엘 에빗시스템 등이다. 쿨터 대표는 “초기엔 창원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납품한 뒤 1~2년 뒤부터 미국 생산 물량을 투입할 것”이라며 “빠른 조달을 원하는 미국 정부 속도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주포에 쓰이는 모듈형 장약(MCS)·탄약 공장은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칸소주 미 육군 기지 안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10억~13억달러(약 1조4500억~1조885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쿨터 대표는 “미 육군의 탄약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국 최신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원하는 원자력잠수함 건조에도 문제가 없다고 쿨터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 베테랑 조선 기술자가 와 있고 현지 인력도 2000명으로 늘었다”며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원자력잠수함을 짓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없다”고 자신했다.
한화는 잠수함과 상선 추가 건조를 위해 한화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39만6000㎡(약 12만 평) 규모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한화오션이 보유한 자동화 기반 스마트 야드 시스템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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