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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병오년에 달라지는 직장 생활

입력 2026-02-08 17:27   수정 2026-02-09 00:19

최근 몇 년간의 노동법 관련 3대 쟁점을 꼽자면 통상임금의 고정성, 하청업체 노동조합에 대한 원청업체의 단체교섭의무 그리고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이다. 하나같이 일반인에 대한 확장력이 무척 큰 쟁점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4년 12월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2025년 9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에 이어 올 1월 경영성과급 관련 대법원 판결을 끝으로 ‘노동 쟁점 3부작’이 완성됐다. 그 결과 올해 노동시장의 변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에서만 보던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나의 다음달 급여 명세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이다.

통상임금은 2024년 대법원 판결이 통상임금 요건에서 고정성을 제외하는 것으로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 핵심이었다. 종전 대법원 판결을 신뢰하고 상당 기간 임금 체계를 갖춰온 기업들에 미칠 후폭풍이 클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를 둘러싼 새로운 분쟁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모양새다. 대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만큼 노사가 이를 분쟁화하기보다는 새 기준에 맞춰 합의로 해결해 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연장근로수당 등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은 지난해 9월 개정됐고 다음달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노란봉투법이란 별칭이 생긴 것은 쟁의행위로 수십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조합원들을 돕기 위해 노란 편지봉투에 성금을 모으는 운동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현재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손해배상 책임 완화보다 실질적 지배력에 따른 교섭의무 당사자의 확대에 있다.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면 원청회사·모회사가 협력업체나 자회사 소속 근로자 근로조건과 관련해서도 단체교섭을 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다음달 법 시행을 앞두고 산별노조와 대기업 중심으로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한창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단체교섭 당사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근로자의 근로조건 결정 과정과 내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해 퇴직급여 산정 등에 반영해야 하느냐는 오래된 쟁점에 대해 대법원은 마침내 지난달 29일 판단 기준을 정리한 판결을 선고했다. 금품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것으로서 ‘근로 성과를 사후적으로 정산하는 금품’은 임금에 포함되지만, 근로 제공 외에 다른 외부적 요인의 영향력이 상당하고 ‘집단적인 경영성과를 사후적으로 분배하는 재량적 성격의 금품’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급 예정된 상여기초금액을 달성 목표에 따라 차등 배분한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시장 상황이나 경영판단 등 근로 제공 외의 다른 요인이 합쳐져서 나오는 성과를 바탕으로 재량적으로 지급한 이른바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없어서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과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과급의 임금성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제시된 것이다. 경영성과급 판결은 단기적으로 퇴직자의 퇴직급여 추가 지급 청구 소송이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여러 이유로 병오년은 그 어떤 해보다도 역동적인 노사관계가 전개될 전망이다. 노동 쟁점 3부작은 완결됐지만 시즌2가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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