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문학계에 따르면 2025년 A신문사 신춘문예 투고작은 1만3612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약 53.5% 증가한 수치다. B신문사 신춘문예 역시 올해 6985편이 접수돼 2020년 투고작 대비 약 83%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출판사 공모전이나 대학신문사가 주관하는 신춘문예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이른바 ‘한강 효과’를 감안해도 최근 투고작 증가 속도는 이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다.창작 현장에서는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한 문학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한 신인 작가 허모씨(31)는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게 첫 문장을 여는 일인데, AI는 논리적 방향성을 제시해 출발점을 쉽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국 작가 커뮤니티 오서미디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자의 약 45%는 문장 초안 작성뿐 아니라 구조 설계, 문장 다듬기 등 글쓰기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심사 현장에서는 AI의 흔적을 체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신문사 신춘문예에서 시 부문 평론을 심사한 최진석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심사하다 보면 특정 작가의 작풍을 그대로 흉내 낸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이 적지 않다”며 “AI가 아직 고유한 문체를 스스로 창조하지는 못해도, 유명 작가의 기존 작품을 학습해 모방하는 수준까지는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문예 창작 과정의 ‘조력자’로 자리잡은 가운데 일부 공모전 요강에는 ‘생성형 AI를 사용하거나 활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을 취소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AI의 개입 정도를 객관적으로 가려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 작품의 저작권 귀속, 상금 분배 등과 같은 새로운 쟁점이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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