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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대신 무대, 경쟁 대신 과정…로잔이 선택한 염다연

입력 2026-02-09 10:10   수정 2026-02-09 10:11

프리 드 로잔(로잔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관객인기상을 함께 수상한 염다연(17). 지난 8일(현지시간) 그는 "파이널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수상까지 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로잔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꿈같았다"는 염다연은 담담하게 로잔에서 일주일을 돌아봤다.

▶▶[관련 기사] 홈스쿨링 발레리나 염다연, 최고 권위 스위스 로잔 콩쿠르 2위 입상



염다연은 이미 국내 발레계에선 관객들에게 눈도장이 찍힌 무용수였다. 2008년 12월 생인 그는 중학생 시절부터 발레 영재로 주목받았고 정몽구 재단의 후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2023년 이후 한국무용교사협회 전국무용콩쿠르 대상,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은상 등 주요 콩쿠르에서 꾸준한 성과를 올렸다. '호두까기 인형'이나 '지젤'과 같은 전막 발레 경험도 적지 않다.

배화여자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예술 고등학교 진학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했고 입시 중심 교육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하루라도 빠르게 프로 무용수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번 로잔 콩쿠르에서 염다연은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클래스를 함께 하며 각자 다른 개성과 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경쟁 무대보다는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게 프리 드 로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로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으로 염다연은 알랭 플라텔의 클래스를 꼽았다. 플라텔은 벨기에 대표 연출가이자 안무가다. 연극적인 상상력, 강한 신체성을 결합한 작업으로 국제 무용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염다연은 "플라텔 선생님의 동작 하나, 하나가 저를 자극했다"며 "디테일까지 짚어주신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 수업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체감하는 동시에 발전의 계기도 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실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발레를 접했고, 무용수 출신 아버지로부터 무용수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발레가 싫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염다연. 그는 분명한 목표를 밝혔다. "손끝, 발끝까지 모든 움직임에 감정과 생명이 실려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음악적 표현, 극의 감정까지 전달하는 무용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

한편 로잔 수상자들의 유학 절차는 올해 내 일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줄곧 해외 프로무대를 생각했던 염다연은 말을 아꼈다.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지금은 차분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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