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9일 10: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달 최대 5조2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채권시장에 ‘오버 발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회사채가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되면서다. ‘오버발행’은 민평금리 대비 높은 금리에 발행한다는 뜻으로, 채권시장의 심리가 냉각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AA)은 지난 5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민평금리 대비 오버발행됐다. 통상 기업들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규모를 최대 2배까지 증액하지만, 이번에는 증액 발행 계획을 접었다.
2년물과 3년물은 민평금리에 ±30bp(1bp=0.01%)를 가산한 희망 금리 범위 내에서 각각 민평금리 대비 +9bp로 책정됐다. 5년물은 민평금리 대비 +5bp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최근 채권시장 심리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SK나 롯데 등 대기업의 경우 계열 보험사·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캡티브 물량’이 있어 일정 수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캡티브 물량이 없어 시장 수요를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미래에셋증권 회사채마저 ’오버발행‘ 되면서 시장에 충격이 전해지고 있다”며 “연초 회사채 시장에 수요가 얼마나 약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달 2차전지·건설·석유화학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예정된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오는 11일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앞둔 SK에코플랜트(A-)가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어 12일에는 2000억원 규모 SK인천석유화학(A+)이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두 기업 모두 A급 신용등급으로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종목에 속해 흥행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오는 24일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지난 3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발행을 한차례 연기했다. 이처럼 10년물 금리 기준 3.7%대까지 상승하면서 회사채 발행 일정을 4~5월로 미루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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