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청량음료 브랜드 코카콜라의 성장세가 지난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저당 제품을 앞세워 성장했지만, 최근 건강 트렌드가 가속화하면서 음료업계 전반이 수요절벽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LG생활건강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리프레시먼트 부문 내 코카콜라 매출은 844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8541억원)과 비교하면 1%가량 줄었다. 소폭이긴 하지만, 업계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온 국내 1위 브랜드마저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1968년 한양식품을 통해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 본사에서 원액을 들여와 국내에서 보틀링(병입 생산)하는 방식이다. 원액 레시피가 새어나갈 것을 대비해 특허를 내지 않을 정도로 영업 기밀에 '진심'인 코카콜라가 택한 방식이 바로 보틀링이다.
이후 1974년 한국코카콜라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2007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되면서 국내 대표 청량음료 브랜드로 거듭났다. 국내 음료업계가 실적 부진에 빠질 때에도 코카콜라는 발 빠르게 '코카콜라 제로슈거' 등 저당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내세워 성장했다. 하지만 전체 탄산음료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매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다른 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음료 카테고리 7개 중 6개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건 주스였다. 2024년 1309억원에서 지난해 1108억원으로 15.4% 감소했다. 탄산(-5.2%), 커피(-4.7%)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음료업계에선 이제 '내수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근까지 제로슈거 제품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기존 수요를 대체할 뿐 전반적인 시장 확대는 힘들 것이란 판단이다. 청량음료의 주소비층이 10~30대인 점을 감안하면 고령화 현상도 음료업계의 구조적 부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설탕부담금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설탕부담금은 당뇨병·비만 등 질병 예방을 위해 당류가 첨가된 식품을 제조하는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이다. 현재 국회에선 콜라·주스 등 가당음료에 한해 설탕부담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돼있다. 업계에선 설탕부담금이 현실화하면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음료업체들은 젊은 층이 많고 날씨가 무더운 동남아시아와 'K푸드' 바람이 불고 있는 미국, 유럽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동남아 제조·판매 법인 3곳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전년 대비 증가했다.
미국 등까지 합하면 해외 자회사 매출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1조5344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4.8%에서 38.6%로 높아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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